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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명, 일주일간 거주 가능'…베를린역 수상한 팻말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베를린 중앙 기차역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시민들이 숙소를 제공하려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베를린 중앙 기차역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시민들이 숙소를 제공하려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독일과 폴란드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9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임시 거처를 제공하려는 수백명의 독일 시민들이 베를린 중앙역에 모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종이에 '어른 2명, 아이 2명', '여성 1명, 1주일 동안 거주 가능' 등 자신의 집에 머무를 수 있는 인원과 기간을 적어 기차역 플랫폼 앞에 서 있다. 일부 시민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독일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을 배려해 그림을 그려 표현하거나 자신이 소통 가능한 언어를 적어두기도 했다.

베를린 중앙역 역사 일부 구역은 임시 난민 환영센터로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장식된 센터는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로 넘쳐났다. 그리고 전국에서 난민들을 위해 기부한 식료품과 옷, 위생용품 등이 들어 있는 상자가 쌓여 있었다.

폴란드 역시 주요 도시 기차역에서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숙박을 제공한다는 팻말을 든 시민들이 서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재정적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18개월 동안 합법적으로 폴란드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독일 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우크라이나 난민 약 78만7300명이 폴란드로, 약 3만명이 독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독일 베를린 중앙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생활 필수품을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독일 베를린 중앙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생활 필수품을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장관은 "독일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는 난민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는 데 국적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독일은 국적에 상관없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해 도망친 난민들을 수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생명을 구하고 싶다. 그것은 여권에 달려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페이저의 이런 발언은 "난민 중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과 외국인, 유럽인과 비유럽인 간의 차별이 분명히 있었다"는 유엔 난민기구 사무총장의 발언 뒤에 나왔다.

한편 지난주 유럽연합 내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긴 망명 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임시 거주하는 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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