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선거 유세 중 70대 남성이 휘두른 둔기에 피습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유튜버 A(70)씨가 휘두른 망치(붉은 원)에 머리를 맞는 사고를 당했다. 유튜브 '동작사람 박찬호' 캡처
송 대표는 이날 낮 12시 5분쯤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 도착하여 대기하던 중 유튜버 A(70)씨가 든 둔기에 머리를 가격 당했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셀카봉을 들고 있던 A씨는 갑작스레 송 대표 뒤쪽으로 달려가 둔기로 머리를 3번 가량 내리쳤다.
A씨는 현장에서 바로 제압돼 서대문 경찰서로 이송됐으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경찰이 수사 중이다. A씨는 둔기를 휘두르며 “한미군사훈련을 반대한다”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신촌 선거 유세장에서 유튜버가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가격 당해 인근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송 대표를 둔기로 가격한 유튜버가 체포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송 대표는 인근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봉합 치료를 받은 후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김영진 사무총장은 세브란스 앞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송 대표는 망치로 뒷머리를 맞아 찢어지고 피가 나와 긴급하게 봉합수술을 받았다”며 “CT 촬영 결과 두개골 바깥층은 부분 함몰됐으나, 뇌의 내부나 조직 파괴, 뇌출혈 등은 없는 뇌진탕 소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송 대표가 사고 뒤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폭력은 있을 수 없다. 증오와 적개심이 아니라 선거과정이 국민 통합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선대위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소식을 접한 직후 송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와 건강 상태를 물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 현장에서도 송 대표가 피습당한 것을 언급하며 “민주주의는 우리가 소중하게 가꿔온 것인데, 폭력은 소중한 민주주의 훼손하는 행위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송 대표가 발목을 다쳐서 발목 투혼 선거운동을 하셨는데, 빨리 회복해서 복귀해달라고 격려 박수 부탁드린다”며 송 대표를 향해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제주도 서귀포민속오일시장을 찾아 ″이재명 당선자와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와서 4.3 위령제에 참석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뉴시스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통해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폭력으로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것은 민주주의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대표님이 유세 도중 표삿갓TV라는 유튜버에 의해 둔기로 피습되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해당 유튜버 채널을 보니 오랜 기간 송 대표님을 따라다닌 것 같은데 계획된 범죄인 것 같다. 병원으로 이동하셨다고 하는데 무탈하시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유튜브 채널에는 송 대표 뿐 아니라 이 후보의 유세 현장이나 민주당사 등에서 촬영한 영상이 다수 업로드 되어있다.
한편 송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잇단 악재에 부딪히며 부득이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화성 용주사에서 원경스님의 입적 조문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발목을 접질려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달 4일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데 이어 부친상을 당해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이날도 신촌 유세 이후 서대문·강서구 유세 등의 일정이 있었던 송 대표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안정을 취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