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 우크라 공중전 지원…폴란드 보유 전투기 제공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주택가에 추락한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34의 잔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10대의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6일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주택가에 추락한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34의 잔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10대의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6일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악전고투 중인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항공기·드론·방공 미사일 등 추가 군사 지원을 서방에 긴급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 미 의원 300여명과의 화상 면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이같은 요청 사항을 제시했다.

하지만 서방국가들은 현재로선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는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다. 우선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의 교전, 즉 최악의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어떤 나라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경우 러시아는 이를 무력 분쟁 개입이자 러시아군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는 미 의회에서 일부 찬성론이 있지만 인플레이션 공포(전년 대비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 7.5% 상승)에 시달리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적 공급난에 따른 유가 상승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고육지책으로 폴란드 전투기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폴란드가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산 전투기를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폴란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로 이동시키면 폴란드에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충원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수호이-30 전투기를 격추한 우크라이나군 병사. 그는 러시아제 휴대용 대공미사일 이글라를 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라이브 트윗]

러시아 수호이-30 전투기를 격추한 우크라이나군 병사. 그는 러시아제 휴대용 대공미사일 이글라를 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라이브 트윗]

관련기사

대변인은 또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전투기 지원이 나토의 참전이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듯 “어느 국가나 내릴 수 있는 자주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의원과의 화상 면담에서 “폴란드는 전투기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으며, 미국의 허가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산 전투기 이전이 논의되는 또 다른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미제 전투기를 운용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미그-29, 수호이-27 등 러시아제 전투기만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이 전투기를 수출·제공하기 위해선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린다.

반면, 폴란드는 이미 2006년부터 F-16을 보유 중이고 2020년엔 상위 기종인 F-35도 구매해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폴란드·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대체 전력이 없어 러시아제 전투기를 포기하지 못했다”며 “2024년부터 F-35를 인도받기 시작하는 폴란드가 러시아제 구형 항공기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전투기 제공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원조 중 가장 강력한 지원이 될 전망이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점령하지 못하자 무차별 공습을 퍼붓고 있다. 지난 5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하늘을 잃으면 땅에는 더 많은 피가 흐를 것이고, 그 피는 민간인의 것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