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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13억→11억 떨어졌다…대구 '미분양 무덤' 악몽에 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구 아파트 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분양주택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치솟았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2월 28일 기준)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값은 0.11%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8일 조사(0.00%) 이후 16주 연속 내림세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0.74%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세종(-1.82%)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지난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79.9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 6월 첫째 주(7일 기준) 100 이하로 떨어진 이후 줄곧 하락세다. 공급이 수요를 뛰어넘은 상황이 반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

실제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범어SK뷰'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14억5000만원(14층)에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1월 13억3000만원(18층)에 거래됐다. 인근 '범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역시지난달 최고가인 13억3000만원(1월)보다 2억3000만원 내린 11억원에 손바뀜했다.

분양 시장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367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달(1977가구)보다 86.0%, 지난해 2월 말(419가구)보다는 9배가량 증가했다. 월별기준으로는 2011년 말(8672가구) 이후 가장 많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57.6으로 전국 평균치(71.5)를 크게 밑돌았다.

일부에서는 이런 상황이 대구가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을 쓴 2007~2009년 폭락기 초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2008~2009년 당시 대구에서는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조차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공급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대출규제 강화 등이 맞물린 영향이란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6284가구로 적정 수요인 1만1953가구를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에 내년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20.4% 증가한 1만9604가구이며 2023년에는 3만2503가구다.

상황이 이렇자 대구시는 거래를 활성화를 위해 주택 중개보수 상한 요율을 매매기준 6억~9억원 구간 0.5%에서 0.4%로 0.1%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미분양이 심한 일부 지역의 경우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을 요청하고 조정대상지역해제도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 전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2월 마지막주(28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2월 마지막주(28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서울 아파트값 하락 폭 확대 

한편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은 0.03% 하락하며 지난주(-0.02%)보다 낙폭이 커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0.00%)를 제외한 나머지 24개구의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노원구(-0.04%)·도봉구(-0.04%)·강서구(-0.03%) 등은 지난주보다 내림 폭이 커졌다.

부동산원은 "대선을 앞둔 데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거래량 감소와 함께 대체로 이전 최고가보다 하락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0.03%에서 금주 -0.02%로 하락 폭이 줄었고, 인천은 4주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이번 주 보합 전환됐다. 안산시는 정부가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상록수역 추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최근 이어진 아파트값 하락세를 멈추고 0.07% 상승했다. 특히 GTX 노선이 지나는 상록구가 일주일 만에 0.16% 뛰었다.

전세 시장은 안정세가 지속했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02% 내리며 지난주(-0.01%)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하락했고 경기(-0.03%)와 인천(-0.12%)도 지난주 수준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0.02%)를 제외한 24개구의 전셋값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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