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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해도 못벗어난 '학폭 악몽'…육아·굿 비용까지 1억 뜯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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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고교시절부터 별다른 이유없이 때리고 욕을했다. 학교에 다니는 내내 악몽이었다. 학교를 졸업하면 이 악몽이 끝날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시작이었다. 협박은 계속됐고 1억원 넘는 돈을 '상납' 해야만 했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3단독 재판부는 상습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1월 고교 동창생인 B씨에게 "용돈을 보내라"며 자신의 통장으로 4만원을 받는 등 지난해 1월까지 818회에 걸쳐 1억27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뜯어낸 돈을 담뱃값을 비롯해 술값, 휴대전화 요금, 축의금, 월세, 교통사고 처리비용, 빚 변제, 심지어 육아비와 굿 비용 등으로도 썼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매우 무서워하고 좌절감을 느껴 어떤 요구라고 들어줄 것을 알고 수년 동안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겁박하고 금전을 요구해 생활비와 유흥비로 사용했다.

법원은 "피해자 심리를 악용해 거액을 갈취해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협박 정도가 매우 강하지는 않고, 일부는 변제하고 나머지는 계속 변제하기로 피해자와 합의한 뒤 이행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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