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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17만명 터진날…정부 "숫자 공포 가질 필요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대전의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김성태 기자.

23일 대전의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김성태 기자.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명을 넘어섰다. 10만명대였던 역대 최다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정부는 확진자 숫자만을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는 없다며 위중증과 사망률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전 최다 10만→17만명으로 껑충…매주 더블링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만1452명을 기록했다. 전날 9만9573명에서 하루 만에 7만1879만명이 더 늘어났다. 종전 최다 기록이던 10만9822명(18일)을 닷새 만에 뛰어넘어 17만명대로 직행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9만43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9배 뛰었다. 지난달 셋째 주(1월 16일~1월 22일)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뒤 확진자 수가 매주 배로 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특히 하루 만에 확진자가 7만명 이상 늘어난 건 주말을 지나 검사 건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0시 기준 9만명대 확진자가 나왔을 때는 39만여명이 PCR 검사를 받았는데, 이날은 84만여명에 달하는 이가 검사를 받았다. 검사 건수 자체가 2배 이상 뛰면서 확진자도 대폭 늘어났다. 앞서 방역당국은 이달 말 확진자 수가 13~17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예측치보다 확산이 더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총리 “공포감 가질 이유 없어…안정적 관리되고 있어”

하지만 이날 정부는 확진자 숫자만 보고 공포심을 가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에 대한 경각심과 방역수칙 이행이 느슨해져서는 안 되겠지만, 과거와 같이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미 우리는 오미크론에 능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잘 갖추었다”라며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오미크론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위중증과 사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갈 예정”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발표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확진자 폭증이 장기적으로는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 결국 위중증, 사망자의 절대 숫자도 증가할 수 있어 위험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델타와 비교해 치명률이 상당히 낮은 오미크론이 확산한다는 점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델타 변이보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낮기 때문에 한 차례 대규모 유행을 거칠 경우 백신면역에 더해 자연면역을 획득한 이들이 늘면서 확산 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최근 확진자 증가 규모에 비해서는 중증환자 발생이 낮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당국은 한 달 전과 비교하면 확진자 수는 14.7배 증가했지만 위중증 환자는 1.63배, 사망자는 1.25배에 그쳤다고 밝힌 바 있다. 손 반장은 “현재 중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36.9%를 사용 중”이라며 “절반 넘게 여유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은 신중론 “유행 규모 커지면 위험”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재택치료 건강모니터링센터에서 의료진들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뉴스1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재택치료 건강모니터링센터에서 의료진들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뉴스1

다만 같은 날 오후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이 낮더라도 유행 규모가 커지면 피해가 급증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 480명보다 32명 늘어난 512명을 기록했다. 한동안 200명대 위중증 환자 수를 유지하다가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서서히 오르더니 500명대로 올라섰다. 사망자도 크게 늘었다. 전날 58명이었던 사망자는 이날 9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사망자 108명을 기록한 후 54일 만에 100명대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나온 셈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위중증ㆍ치명률이 떨어졌다고 해도 발생 규모 자체가 크다고 하면 여전히 비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5000명 발생 때 0.1%와 5만명이나 15만명일 때 0.1%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으로 인해 감염이나 위중증ㆍ사망 예방효과는 높은 수준에 이르렀지만 이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국은 중증과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추가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3차접종은 방역패스 목적보다는 감염을 예방하고 중증·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방역패스 유효기간(2차접종 후 14∼180일) 만료 전이라도 가급적 2차 접종 후 3개월이 도래하면 3차접종을 맞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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