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확보 안돼 차질/정부 공약 무리하게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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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국 주택 2백만호 건설/지하철 5호 조기 완공/민간병상 2만개증설/“92년 완공” 공약에 그칠듯/예산 1천억 전액 삭감돼/병상/1조여 보조금 액수 깎여/지하철/공공부문 건축 39% 그쳐/주택
정부가 공약사업 등으로 발표한 각종 대형사업이 구체적인 재원조달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어 초기부터 차질을 빚거나 중지되는 등 부작용을 빚고 있다.
일부 대형사업들은 재원조달에 대한 신중한 검토도 없이 사업추진 목표연도를 노태우대통령의 임기종료와 맞춰 92년까지로 앞당겨 끝내도록 계획,발표하고 있어 재임중 공적을 과시하기 위한 전시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사고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계획을 발표했다가 차질을 빚고 있는 대형사업은 의료공급확대를 위한 병상증설,지하철5호선 조기완공,주택2백만호 건설 등이다.
특히 내년부터 93년까지 민간병원에 2만 병상을 신ㆍ증설하기로 했다가 재원이 확보되지 않아 1차연도부터 차질을 빚게된 「민간병원병상 신ㆍ증설 3개년계획」은 무계획한 정부 공약사업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보사부에 따르면 내년에 1차로 7천병상을 늘리기로 했으나 필요한 시설지원자금 1천억원을 예산에서 확보하지 못해 사업추진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보사부는 당초 지원자금을 정부의 재정투융자 특별회계에서 배정받을 방침으로 예산평성에 1천억원을 요구했다가 경제기획원의 투융자사업 선정과정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요구액이 전액 삭감돼 재원조달이 막연하게 됐다.
지난6월 보사부가 발표한 계획은 전국민의료보험 시행이후 폭증하는 의료수요를 충족토록 내년과 92년에 각각 7천병상,93년에 6천병상 등 3년동안 민간병원 병상 2만개를 신ㆍ증설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며 이를위해 보사부는 총 6천억원의 소요자금 가운데 50%인 3천억원을 매년 1천억원씩 6∼7%의 저금리로 융자지원 해주겠다고 약속했었다.
보사부는 이같이 재원조달이 난관에 부닥치자 의료보험 적립금을 융자지원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응급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난점이 많아 실현될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정부가 서울교통난 해소를 위해 92년말 조기완공을 목표로 전체 건설비용 3조9천5백70억원중 30%인 1조1천1백90억원을 보조해 주기로 했던 지하철5호선 건설도 마찬가지 사정으로 6월 착공후 부처간 재원조달협의 과정에서 당초 약속한 보조금이 재정특별융자로 바뀌고 액수도 깎여 조기완공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함께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내세운 주택2백만호 건설중 수도권에 짓기로 한 40만호 건설도 목표를 채우기 위해 무계획하게 각종 건축규제를 완화,올해의 경우 8월말 현재 공공부문의 건설실적이 건축목표의 39.2%에 그친 반면 민간부문은 1백93.6%로 건축행정의 난맥상까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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