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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0대’ 10년새 가장 많은 헬기 투입됐다…영덕 산불 큰불길 잡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산에서 불이 나 헬기가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산에서 불이 나 헬기가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발생 36시간 만에 잡혔다. 이 산불의 원인이 됐던 전날 산불까지 포함한다면 51시간여 만에 불길을 잡았다. 산림당국은 최근 10년 사이 단일 산불에는 가장 많은 수인 헬기 40대를 투입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17일 오후 2시30분 현재 영덕 산불의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6일 오전 2시18분쯤 재발화한 이번 산불은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한 바람이 더해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산림청은 진화자원을 긴급 동원하는 ‘산불 대응 3단계’를 긴급 발령해 총 40대의 헬기를 동시에 투입했다. 단일 산불에 진화헬기 40대를 투입한 것은 10년 만이다. 공중진화대, 산불특수진화대 등 산불진화인력도 모두 1704명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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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산림청은 16일 오전 8시25분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낮 12시45분에 대응 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다. 산불 대응 3단계는 예상 피해가 100㏊ 이상이고 평균 풍속이 초속 7m 이상일 때 발령된다. 관할기관뿐 아니라 인접기관 인력과 장비도 동원해 진화하는 최고 대응 단계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17일 영덕읍 축산종합센터에 마련된 산불지휘소에서 열린 합동 브리핑에서 산불 진화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청장은 헬기 40대가 투입된 것은 10년 전 강원 산불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산세가 험하고 강한 바람에 진화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발표했다. 뉴스1

최병암 산림청장이 17일 영덕읍 축산종합센터에 마련된 산불지휘소에서 열린 합동 브리핑에서 산불 진화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청장은 헬기 40대가 투입된 것은 10년 전 강원 산불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산세가 험하고 강한 바람에 진화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발표했다. 뉴스1

소방청도 같은 날 주변 시·도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동원령 1호’를 발령했다. 소방력 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는 조치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2호(10%)·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동원령에 따라 대구·울산·강원·경남·대전·경기·충북·충남에서 보내온 펌프차 45대와 물탱크차 20대가 산불 진압에 동원됐다. 또 산불 현장 인근의 화수1리와 화수2리 주민 312명(192세대)을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시키고 소방차량으로 민가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번 산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산림청은 400ha에 이르는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림청 측은 “해당 구역 내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이 있어 향후 산불조사‧감식을 통해 정확한 피해 면적을 산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림청 산불특수진화대원들이 1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화수리 산불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산림청 산불특수진화대원들이 1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화수리 산불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주불은 잡혔지만 다시 산불이 발생할 수 있어 산림청은 헬기 12대와 열화상 드론 2대를 배치해 잔불·뒷불 정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불 발생 원인과 정확한 피해 면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복구 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번 산불은 지난 15일 오전 10시55분 진화가 완료된 후 15시간 만에 다시 재발화된 사례”라며 “최근 뒷불 감시 미흡 사례가 빈번히 발생되고 있어 관할 자자체는 뒷불감시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산불 원인과 관련해 영덕군은 전신주에서 일어난 스파크가 발단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농업용 반사필름이 바람에 날아가 전신주에 닿고 불꽃을 일으켜 불이 났다는 설명이다.

산림당국과 경찰이 17일 경북 영덕군 산불원인으로 추정되는 과수용 반사필름을 수거해 정밀 조사 중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최초 발화지점인 지품면 삼화리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반사필름 일부. 뉴스1

산림당국과 경찰이 17일 경북 영덕군 산불원인으로 추정되는 과수용 반사필름을 수거해 정밀 조사 중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최초 발화지점인 지품면 삼화리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반사필름 일부. 뉴스1

농업용 반사필름은 과일이 햇볕을 골고루 받게 해 사과 등의 빛깔을 잘 내게 하고 생육과 품질을 높여주는 농자재다. 잘 썩지 않아 농촌 환경오염 요인으로도 지목되며 특히 바람에 날려 전신주에 걸리면 정전과 화재의 주범이 된다.

산불진화 통합지휘를 맡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명피해 없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계속돼 어렵게 진화를 완료한 만큼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잔불정리와 뒷불감시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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