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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서울 이전 안된다"…여야 후보들 한목소리 반대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경북 포항시 전역에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서울 설립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경북 포항시 전역에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서울 설립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포스코(POSCO)가 다음 달 2일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서울 설립 문제가 대선 이슈로 떠올랐다. “포스코가 지주회사를 경북 포항시가 아닌 서울에 설립하면 지역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포항시의 반발에 여야 대선 후보들이 가세하는 분위기다.

현재 포항시는 포스코홀딩스의 서울 설립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이장식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포스코 지주사 전환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포스코 지주사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주도로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지난 10일 청와대 앞에서 “포스코 지주사 전환이 국가균형 발전에 역행한다”며 1인 시위를 했고, 이튿날엔 김부겸 국무총리를 면담하기도 했다.

포항시가 대대적 반발에 나선 발단은 포스코가 물적분할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철강 사업회사인 포스코(신설법인),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 사업을 맡는 자회사로 나누기로 했다. 이 경우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상장사로 유지되고,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는 물적분할된 후 비상장 상태로 포스코홀딩스가 100% 소유하는 구조가 된다.

포스코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 임시주총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뉴스1

포스코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 임시주총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포스코홀딩스의 본사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철강사업 자회사가 되는 포스코 본사는 현재와 같이 경북 포항시 괴동동에 둔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도 서울사무소에 있는 그룹 전략본부가 지주사로 분리되는 것일 뿐 달라지는 건 없다”면서 “지주사 본사를 포항에 두자는 것은 명분일 뿐 경제적 효과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항시는 “본사는 서울에, 공장은 포항에 남는 상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포스코 센터와 연구기관 등 포스코의 주요 시설이 서울에 설치돼 인력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홀딩스라는 지주회사마저 서울에 위치하게 된다면 ‘공장만 포항에 남기고 중요한 기관과 시설은 모두 빠져나간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포스코 지주사 본사 서울 설립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한 뒤 청와대에 전달할 건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포스코 지주사 본사 서울 설립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한 뒤 청와대에 전달할 건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윤석열·안철수 등 여야 대선 후보들도 포항시를 거들고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 14일 포스코를 방문한 뒤 “나는 과거에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지냈고 사외이사를 6년간 해서 포스코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포스코는 기업의 고향인 포항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005~2011년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고, 2010~2011년에는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지난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포스코 지주사의 서울 설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포스코의 본사 서울 설립 결정은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민족의 기업으로써 역사적 사명에도 맞지 않다. 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사는 균형발전 시대정신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1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강 로타리에서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립 반대 집회 중인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 후보는 "포스코 지주사는 고향인 포항에 설립돼야 된다"며 "여러분의 뜻을 포스코 측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1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강 로타리에서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립 반대 집회 중인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 후보는 "포스코 지주사는 고향인 포항에 설립돼야 된다"며 "여러분의 뜻을 포스코 측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달 27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 시장 등을 만나 “국가기관도 지방으로 가는 마당에 국민기업 포스코가 지주회사를 서울에 설치하는 것은 지방 균형발전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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