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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괴롭힘에 사망 대리점주 유가족…“노조, 불법·폭력 중단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농성을 위한 돗자리를 깔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농성을 위한 돗자리를 깔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노조원 괴롭힘과 폭언에 시달리다 숨진 CJ대한통운 대리점주 유가족이 14일 입장문을 내고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 사태를 비판하며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지도부 사퇴와 정부의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14일 김포대리점주 부인 A씨는 CJ대한통운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최근 택배노조의 본사 불법점거에 대해 “폭언과 집단 괴롭힘으로 운명을 달리한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택배노조가 남편의 억울한 죽음 앞에 사과를 할 때만 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졌었는데,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 사과였고 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하는 확신이 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CJ대한통운 본사를 5일째 점거하고 있는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사측이 대화에 응하기 전까지 점거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A씨는 “그동안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노조원들이 경찰 조사는 시간이 없다며 제대로 받지 않으면서도 노조 집회에는 꼬박꼬박 참석하는 모습을 봤다”며 “남편이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으로 쓴 유서를 남기고 하늘로 간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이 언제쯤 법의 심판을 받게 될지는 기약이 없어 아픔을 씻을 길은 아득하다”고도 토로했다.

그러면서 “택배노조의 불법점거와 폭력행위를 보며 ‘국가는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법 위의 존재인 듯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하고, 경찰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이 너희를 지켜 줄 것이라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A씨는 “남편 죽음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야 할 택배노조 집행부는 불법과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택배노조의 불법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즉시 엄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택배노조의 강경투쟁에 비노조원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원의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택배노조의 총파업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1차 집회를 열었던 비노조택배연합 역시 이달 13일 같은 장소에서 2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택배노조의 불법적이고 명분없는 파업으로 오히려 택배기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총파업 철회를 거듭 요구하는 동시에, 택배기사들은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택배노조 자체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CJ대한통운노조가 소속된 한국노총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에 불법 침입해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CJ대한통운노조 조합원 포함 30여명이 집단으로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조합원 및 구성원이 폭행당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시간 이후 동일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우리 노동조합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조합원을 또다시 건드리는 경우 발생하는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귀 노조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기본적으로 노사문제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판단하고 있어 노사간 대화로 해결하도록 최대한 노력하려 한다”며 “자진퇴거 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점거 사태와 관련한 혐의는) 공용건조물침입이나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 등을 모두 포함한다”며 “묵과할 수 없는 폭력행위가 발생하는 경우엔 사법처리를 비롯해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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