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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점거한 택배노조 "끝장 투쟁" …사측 "하루 10억원 손실"

중앙일보

입력

CJ대한통운 본사를 5일째 점거하고 있는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14일 사측이 대화에 응하기 전까지 점거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명분없는 파업을 중단하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농성 사태가 장기화할 분위기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서울시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서울시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택배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택배노조 파업 50일째가 되는 15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이 상경해 서울 도심 집회ㆍ캠페인ㆍ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에는 우체국ㆍ롯데ㆍ한진ㆍ로젠택배의 쟁의권 보유 조합원들이 하루 경고 파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길어지는 파업사태에 대비해 택배노조는 전날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조합원 생계유지를 위한 채권 발행을 결의하기도 했다. 투쟁채권은 노조가 채권을 발행하면 조합원이 이를 구매해 파업이나 점거 농성 중인 노조원의 생계비와 소송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를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의 부당한 돈벌이를 막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원 200여 명은 지난 10일 오전 CJ대한통운에 대화를 요구하며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본사 내부 1층과 3층을 점거하고 있다. 앞서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또한 택배 요금 인상분 대부분을 회사가 챙기고 있다며 택배기사들에게 더 많은 인상 요금이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사회적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 사실이 정부의 현장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본사를 점거한 택배노조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일부 점거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건물 안에서 흡연, 취식하고 있다며 정부에 방역수칙 준수 여부 점검을 요청했다. CJ대한통운은 노조가 기습 점거하는 과정에서 다친 직원들의 치료비와 본사 로비 유리문 및 각종 시설물 파손액, 업무방해에 따른 수주 제한 등 하루 약 1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액은 불법 점거가 끝난 뒤에 정확히 집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누적되는 피해액에 대해서는 향후 손해배상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정부에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청장 "자진퇴거 설득…폭력엔 엄정 대처" 

이에 대해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14일 점거 사태에 대해 “기본적으로 노사문제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판단하고 있어 노사간 대화로 해결하도록 최대한 노력하려 한다”며 “자진퇴거 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점거 사태와 관련한 혐의는) 공용건조물침입이나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 등을 모두 포함한다”며 “묵과할 수 없는 폭력행위가 발생하는 경우엔 사법처리를 비롯해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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