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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북, 대화에 응해야” 블링컨 “미사일 책임 물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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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2일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정의용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 [AP=연합뉴스]

12일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정의용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 [AP=연합뉴스]

정부가 12일(현지시간) 북·미 및 남북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북한에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임기 종료 3개월이 채 안 남은 상황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사실상 현 정부 임기 내 마지막 대화 재개 시도에 나섰다는 평가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스스로 결정하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크게 우려한다”며 “북한이 이런 위협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파기할 경우 현 정부 임기 내 대화 재개는 물 건너가고 2017년과 같은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와는 별도로 이날 회담에서 미국에 추가 관여방안을 제시한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다분히 북한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대북 관여를 가속화하기 위한 여러 현실적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한과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우리 측이 몇 가지 방안을 제안했고 미국 측이 상당히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반응이 긍정적이었냐’는 질문에 “부정적이지 않았다”, ‘관여의 수준이 북한의 반응을 끌어낼 수준이냐’는 질문엔 “수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검토하지 않았겠냐”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호응 여부는 미지수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 “적대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기존 메시지 이상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책임을 물을 방법을 찾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바이든행정부 출범 후 처음 실시했던 대북 독자 제재를 두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은 회담 전날 발표된 12쪽짜리 인도·태평양전략 문건에서 중국의 위협을 최우선 과제로 기술한 뒤 북한을 도전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해법으로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어떤 공격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defeat)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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