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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바늘 꿰매고…박장혁 "경기 중엔 통증 잊는다" 계주도 준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준결승 4조 경기에 나선 박장혁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준결승 4조 경기에 나선 박장혁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불굴의 스케이터' 박장혁(24·스포츠토토)이 다시 달린다. 자신의 실수로 혼성 계주에서 탈락해 남자 계주를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마지막까지 도전하기로 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3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 보조링크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밤 3000m 계주 결승 경기를 앞둔 여자 대표팀은 가볍게 몸을 풀었고, 남자 선수들은 조금 더 훈련을 진행했다.

연습이 끝난 뒤 만난 박장혁의 손에는 여전히 밴드가 붙어 있었다. 박장혁은 7일 남자 1000m 준준결승 1조 경기를 펼치다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과 부딪혔다. 박장혁은 빙판에 넘어졌고, 뒤따르던 우다징(중국)의 스케이트에 손을 베었다. 피까지 흘린 박장혁은 결국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박장혁은 어드밴스를 받았지만, 결국 준결승을 포기했다.

열 한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으나 9일 열린 1500m에선 밴드를 감고 장갑을 낀 채 출전해 결승(7위)까지 올랐다. 박장혁은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다. 생각보다 금방 낫고 있다. 탈 때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는데 연락드려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통증이 전혀 없진 않은데 타는 도중에는 잊어버릴 정도다. 경기 중엔 아프다는 생각이 안 든다. 대신 바닥이 잘 안 짚어져서 준결승과 결승에선 안 짚으려고 했다. 다행히 아프진 않다"고 말했다.

이제 박장혁에게 남은 경기는 16일 열리는 5000m 계주 뿐이다. 대표팀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선 황대헌(강원도청)-곽윤기(고양시청)-김동욱(스포츠토토)-이준서(한국체대)가 출전해 1위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선 박장혁이 들어가 5명이 함께 메달을 걸 가능성이 높다. 박장혁은 "아직 누가 탈지 정해지지 않았다. 준비는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장혁은 5일 혼성 계주 2000m에서는 빙판에서 미끄러졌다. 예선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준결승 이후 출전할 계획이었던 이준서와 김아랑(고양시청)은 얼음도 밟지 못했다. 박장혁은 "그 장면 다시 봤다. 잘 타는가 못 타는가 확인하기 위해서 항상 보기 싫어도 영상을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적 아쉬움보다 팀원들한테 너무너무 미안했다. 김아랑. 이준서 선수가 저 때문에 계주는 한 번도 뛰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대헌의 1000m 금메달을 축하하는 이준서(왼쪽)와 황대헌(

황대헌의 1000m 금메달을 축하하는 이준서(왼쪽)와 황대헌(

그래서 박장혁은 남자 단체전에 나서지 않을까도 고민했다. 그는 "개인전만 나가려고 했는데, 코치님들과 윤기 형이 말렸다. 그래서 오히려 부상 이후엔 개인전보다는 남자 계주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윤기 형이 옆에서 좋은 이야기 많이 해줬다. 남자 계주에서 꼭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장혁은 선배 곽윤기에 대한 고마움을 여러 번 이야기했다. 그는 "윤기 형이 이 나이까지 하는 게 대단하다. 올림픽 금메달 한을 풀어드리고 웃으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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