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짧게 말하고 자녀 말 귀기울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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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운 일곱 살이 아니라 미운 다섯 살만 돼도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게 요즘 자녀 키우는 많은 부모들이 직면하는 문제다. 더구나 중·고등학생 정도의 자녀들이 비뚤어질 때 타일러 옳은 길로 가게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같은 부모-자식간 대화의 어려움은 다만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닌 듯 근 착 미국여성지『레드북』은 부모-자녀간의 대화가 원활한 미국의 1백 가정을 인터뷰해「자녀들이 부모 말에 귀기울이게 하는 법」을 싣고 있다. 이를 간추려 소개한다.
▲자녀에게 일방적인 설교나 강의를 할게 아니라 대화를 한다. 이때 진부한 표현은 삼가고 흥분된 상태에서 감정적인 어휘로 자녀를 자극하는 일은 절대 금물.
▲『내가 네 나이 때는…』『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다 너를 위해서…』『훗날 너는 부모에게 감사하게 될 거다』등 흔히 자녀와 대화를 시작하면서 꺼내게 되는 이런 상투적인 말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자녀들은 이런 말을 들을 때면『아, 우리 부모가 또 시작했구나』하는 반응을 보일 뿐 부모가 정작 하고자 하는 말에는 흥미를 잃어버리는 게 그들의 심리라는 것.
▲가능한 짧게 말하고 자녀의 말에 귀기울여라. 일곱 단어 이상이 되면 자녀는 이를「설교」로 받아들인다.
자녀의 말이 귀에 거슬리면 자신이 자녀의 나이만 했을 때 무엇을 했던가, 그때의 기분은 어떠했던가를 기억하며 열심히 듣고 자녀 스스로 깨우치게 하라.
▲색다른 대화법을 모색해 본다. 예컨대 이제 막 운전을 시작한 자녀에게『과속하지 말아라』『음주운전하지 말아라』고 신신당부하기보다 운전사고로 유치장에 갇힌 한 소년과 그 가족의 슬픔이 적힌 책을 읽고 이런 일이 자신의 가족에게 발생했을 경우에 대해 얘기해 보게 한다.
▲부모가 꼭 의견을 제시하고 싶을 때는 타이밍을 잘 포착하라.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 전은 가장 좋은 시간이다. 왜냐하면 이때는 하루의 쫓기는 일과로부터 해방돼 가장 느긋한 시간이기 때문.
식사시간이나 집안 일을 함께 하며 또는 일부러 마련한 여행기간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꼭 말만이 좋은 의사소통 법은 아니다. 자녀에게 애정을 표현하라. 이는 자녀의 자아 존중 감을 높여 주고 자녀 스스로 기꺼이 부모와 대화하게 한다. 등을 토닥거려 주거나 어깨를 감싸안는 일, 대화 때 자녀의 손을 잡아 주는 일 등의 애정표현은 부모-자녀간을 한결 가깝게 만들고 보다 많은 대화를 가능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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