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 이어 日과 철강분쟁 타결…한국은 협상 시작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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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미국은 7일 일본산 철강에 대한 추가관세를 면제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관련 협상을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뉴스1]

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미국은 7일 일본산 철강에 대한 추가관세를 면제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관련 협상을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뉴스1]

미국이 일본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했던 일본산 철강에 대한 추가관세 면제는 지난해 유럽연합과 맺은 합의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이다. 그러나 한국과는 아직 관련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은 오는 4월부터 일본산 철강 제품 중 연간 125만t에 대해 현재 적용하는 25% 관세를 철폐하고, 이를 넘어선 물량에 대해 25% 관세를 매기는 저율할당관세(TRQ)를 적용하기로 일본과 합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단 알루미늄은 제외돼 10% 관세가 계속된다.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오늘 발표는 미국이 EU와 맺은 협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맞서 전 세계 동맹과의 관계를 재구축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018년 3월부터 일본을 포함한 EU·중국 등에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철강·알루미늄이 헐값으로 수입돼 미국 철강산업과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였지만, 한국· 일본도 관세 부과 대상이 포함돼 타격을 입었다.

일본은 이번 합의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조치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을 계속해서 완전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 무역확장법 232조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난다며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WTO 규정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일본산 철강 수입 쿼터인 125만t은 2018년과 2019년 미국이 수입한 일본산 철강의 평균값이다. 하지만 이는 25% 고율 관세가 적용돼 일본의 수출이 줄어든 시점을 기준으로 했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고율 관세 부과 전인 2017년 일본의 대미 철강 수출은 연간 170만t이었지만 2019년에는 110만t으로 감소했다.

한국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철강 쿼터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 중이지만, 아직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2018년부터 쿼터제를 적용받는 중이다.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형태다. 이로 인해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량은 대폭 축소됐다.

또 철강업계는 EU·일본이 미국과 협상 후 수출 물량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경우 쿼터제에 묶인 한국의 수출이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최근 미국에 철강 관세 관련 협상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의 다섯 번째 철강 수입국으로 전체 수입량의 4%를 차지한다. 한국은 네 번째로 미국 철강 수입의 9%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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