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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 “민주당 항의에 이재익 PD 교체…방송 자유 침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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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재익

이재익

S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한 이재익(사진) SBS PD가 더불어민주당 항의로 방송에서 하차하며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SBS 노동조합도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는 7일 성명을 내고 “진행자가 민주당의 항의 한마디에 교체됐다”며 “항의와 교체 사유는 황당함을 넘어 낯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항의를 받을 때마다 프로그램 진행자를 교체해야 한다면 누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고, 어떤 프로그램이 존속될 수 있겠는가”라며 “집권 여당의 방송 자유 침해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 노조 측은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공정방송협의회를 신속히 개최해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시사특공대’ 청취자 게시판에는 7일 오후 현재 ‘이재익 피디를 돌려주세요’ ‘내로남불당. 언론탄압당’ ‘이재익 하차 반대’ 등 150여 건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이 PD에 따르면 지난 4일 방송 첫 곡으로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를 선곡했고 노래 가사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 부분을 소개했는데, 이 부분을 민주당에서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이 PD는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는’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되겠다, 누구라고 이름을 말하면 안 되지만 청취자 여러분 각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날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선대본부 상황실장은 “민주당의 언론과 방송 재갈 물리기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며 “이 PD가 불과 며칠 전 국민의힘을 향해 잘못을 비난할 때는 무사했다. 야당은 비난해도 되지만 여당을 비난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유신 정권의 금지곡 사태가 떠오를 만큼 어처구니없는 진풍경”이라며 비판했다. 김창인 정의당 대변인은 “민주당 항의로 단 하루 만에 담당 PD가 하차했다”며 “김혜경 씨와 관련된 공무원 갑질·법인카드 유용 논란에 뜨끔했나보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 권혁기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부단장은 “DJ(이 PD)가 방송 중 이재명 후보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된다’ 이런 표현을 썼다”며 “방송은 공인이 하는 것인 만큼 특정 후보를 찍어라, 찍지 말라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PD 하차) 조치는 SBS가 한 것이며 저희가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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