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임박? 美, 벨라루스 주재 외교관 가족에 철수령

연합훈련 위해 벨라루스로 이송되는 러시아 군용차량.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벨라루스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31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은 “미 국무부는 국민들에게 벨라루스로 여행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벨라루스 정부 직원 가족들에게 출국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갱신된 최신 여행경보에서 “벨라루스에 체류하거나 여행을 고려하는 미국 시민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벌어지는 특이하고 우려스러운 러시아 측 병력 증강으로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고 이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벨라루스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미 코로나19 확산과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의 자의적인 법 집행 등을 이유로 벨라루스를 여행 경보 최고 등급(여행 금지)인 4단계로 지정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자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미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과 외교관 가족에게도 철수령을 내렸었다.

러시아가 최근 몇달 간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명의 병력을 결집하면서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ㆍNATO)는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에 군사행동을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북쪽으로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도 최근 러시아 병력이 배치돼 러시아가 북쪽에서 우크라이나로 침공할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염려도 커지고 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31일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회의에서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 병력 5000명이 이미 주둔 중이며, 2월 초순까지 러시아가 이곳에 3만명이 넘는 병력을 집결시키려 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