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IPO 역사 새로 쓴 LG엔솔…'따상' 기대에 440만명, 114조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약 114조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고객들이 청약 신청하는 모습. 뉴스1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약 114조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고객들이 청약 신청하는 모습. 뉴스1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에 나선 이모(29)씨는 19일 오후 3시에 신한금융투자에 증거금 150만원을 넣고 10주를 신청했다. 증권사 3곳에 미리 신규 계좌를 만들었지만,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이어가다 마감 1시간 전에야 신청에 나섰다.

이씨는 "전날 미래에셋증권에 청약 신청을 한 아버지가 1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1주라도 더 받아보려고 증권사별 경쟁률을 확인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동학개미의 치열한 눈치작전까지 펼쳐진 LG엔솔이 국내 기업공개(IPO)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일반 청약에만 114조원에 이르는 증거금이 몰려들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청약 건수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쟁률이 치솟으며 균등배정으로도 1주로 못 받는 청약자도 나오게 됐다.

19일 KB증권에 따르면 18~19일 이틀간 진행한 일반 청약에 증권사 7곳(KB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에 모인 청약 증거금은 114조1066억원이다. 청약 둘째 날인 19일 오후 2시 40분쯤 증거금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전 최고 증거금(81조원)을 기록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훌쩍 뛰어넘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연합뉴스

청약 건수는 442만4470건으로, 중복 청약 금지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복 청약 금지 이후 가장 청약 건수가 많았던 카카오뱅크(186만 건)의 두 배를 넘어섰고, 중복 청약이 가능할 때 역대 최대 청약 건수를 기록했던 SKIET(약 474만건)의 수치에 버금간다.

KB증권에 213만1530건이 몰렸고 이어 신한금융투자(90만8315건), 대신증권(72만271건), 미래에셋증권(42만2227건), 하나금융투자(10만1955건), 신영증권(7만2134건), 하이투자증권(6만8038건) 순이었다.

증권사별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증권(211.23대 1)이었다. 대표 주관사로 가장 많은 물량(502만8138주)을 확보한 KB증권의 경쟁률은 67.36대 1이었다. 공동주관사로 참여해 251만4068주를 확보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각각 64.58대 1, 65.35대 1로 마감했고, 하나금융투자 73.72대 1, 신영증권 66.08대 1, 하이투자증권 66.0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역대급 열기에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균등 배정 방식으로 투자자 1명에게 돌아가는 공모주는 1주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투자자당 가장 많은 주를 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대신증권(1.75주)이다. 하이투자증권(1.68주)과 신영증권(1.58주), 신한금융투자(1.38주), KB증권(1.18주), 하나금융투자(1.12주) 순이었다.

균등 배정 방식 청약 신청자가 1주도 받지 못하는 이른바 ‘0주’ 사태도 발생했다. 42만2227건의 청약이 몰린 미래에셋증권의 예상 균등배정 물량은 0.27주다. 10명 중 가운데 7명은 1주도 받지 못하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인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을 찾은 시민들이 청약 접수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인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을 찾은 시민들이 청약 접수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LG엔솔은 데뷔와 함께 시장의 순위를 뒤바꿀 전망이다. 공모가(30만원) 기준으로 상장하더라도 시가총액 기준 삼성전자(455조5000억원)와 SK하이닉스(92조5000억원)에 이어 코스피 3위를 꿰찰 수 있다. 상장과 동시에 주가가 32%만 오르면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증시 입성과 동시에 시총 2위를 차지하게 된다.

청약의 뜨거운 흥행으로 투자자들은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따상'에 성공하면 상장 당일 주가는 최고 78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 30분에서 9시 사이 공모가의 90∼200% 범위에서 호가를 받아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주요 주주 보유분과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기관 확약분 등을 제외하고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전체 10% 미만으로 추정돼 주가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가에서는 따상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LG엔솔의 시가총액은 약 100조~120조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총(약 70조원)보다 40~70% 높은 수준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