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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 썩었다" 1300만명 갇힌 충격 글…中, 폭로자 계정 폭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보름째 봉쇄 중인 중국 산시성 시안의 신청구의 한 어린이가 핵산 검사를 받으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보름째 봉쇄 중인 중국 산시성 시안의 신청구의 한 어린이가 핵산 검사를 받으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중인 1300만 인구의 대도시 중국 시안(西安)에서 벌어지는 일을 시민의 눈에서 전한 ‘장안십일(長安十日, 장안은 시안의 옛 이름)’이 전면 삭제됐다. 이 글이 '제2의 우한일기'로 주목을 받자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삭제 조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프리랜서 기자 장쉐(張雪)가 자신의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서 쓴 '장안십일' 원문이 차단됐다. 장쉐의 계정을 구독 중인 이용자가 이 글을 누르면 "'공개 계정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법규에 따라 관련 내용을 보여줄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웨이신 공식 계정 서비스에서도 9일 현재 장쉐의 계정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웨이신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퍼 나른 '장안십일'에 관련된 글이 대부분 삭제됐다.

시안 봉쇄 상황 전한 장쉐의 '장안 10일'. 웨이신 캡처

시안 봉쇄 상황 전한 장쉐의 '장안 10일'. 웨이신 캡처

반면 '장안 십일'이 혼란을 선동한다고 비난하는 취지의 글들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 논란 속에서도 '장안십일'을 포용하자고 주장한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環球時報) 편집장의 글은 삭제됐다.

중국 매체의 탐사보도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15년 프리랜서 기자로 전향한 장쉐는 지난 4일 자신이 도시 전체 봉쇄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시안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장안십일'을 발표했다.

'장안십일'엔 정부와 관영 매체의 선전과 달리 우격다짐 식 격리 속에서 먹거리를 구하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주민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했다. 장쉐의 글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국제적으로도 '제2의 우한 일기'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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