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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상간녀 원장" 영등포 전봇대 도배…쌍둥이 "다음은 학교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MBC '실화탐사대' 캡처]

[MBC '실화탐사대' 캡처]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 “미용실 상간녀 원장”이라는 내용의 전단지가 뿌려진 사건과 관련, 전단지에 등장하는 당사자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는 경찰 수사를 통해 전단지 유포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실마리는 잡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8일 MBC ‘실화탐사대’에는 영등포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가 출연해 허위 전단지 피해 사실을 직접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용실 문에 전단지가 붙어있었던 것을 시작으로 A씨 쌍둥이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앞을 비롯해 방송국 등 동네 곳곳에 A씨가 상간녀라고 주장하는 전단지가 나붙었다.

[A씨 인스타그램 캡처]

[A씨 인스타그램 캡처]

전단지엔 포털사이트에서 A씨를 검색하면 나오는 프로필과 A씨의 사진, 그리고 A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소개해 놓은 각종 이력, A씨의 연락처, 그리고 “더러운 상간녀 A, 뷰티 천재 웃기네. 유부남만 꼬시는 천재겠지. 평생 너 남편, 쌍둥이 속인 불륜녀”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특히 유포자는 A씨 자녀들이 등교하기 전 새벽이나 하교하기 전 오후 시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학교 앞에 전단지를 붙였다. 다행히 시민들의 제보로 전단지를 신속하게 뗄 수 있었지만, 이 때문에 A씨 자녀들까지 전단지 유포 사건을 알게 됐다.

A씨는 “여러 번 전단지가 붙으니까 (동네에) 불륜녀라고 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A씨 인스타그램 캡처]

[A씨 인스타그램 캡처]

A씨는 전단지 발견 직후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CCTV를 확보했다. CCTV 속에는 검은색 챙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점퍼를 입은 여성이 전단지를 붙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범인이 누군지는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아이들 학교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정말 지인이나 가족 아니고서는 없다. 그리고 하루에 세 번 연달아 전단지를 붙인 걸 보면 동네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추측했지만, 아직 범인을 찾지는 못했다.

CCTV를 보면 범인은 장갑을 끼고, 버스에 탑승할 때도 현금을 내고 있었다. 자신의 행적을 감추려고 치밀하게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MBC '실화탐사대' 캡처]

[MBC '실화탐사대' 캡처]

A씨와 A씨 남편은 운영 중인 미용실 자리를 넘보는 누군가의 소행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A씨는 “이상한 게 미용실을 내놓지도 않았는데, 계속 부동산에서 ‘미용실 내놓을 생각 없냐’고 전화가 온다. 전단지 붙이기 전, 붙이고 난 후에 전화가 왔다”며 “흥신소까지 알아봤다. 흥신소에선 동종업계라고 말씀하시더라. 실제로 (흥신소에서도) 그런 작업을 한다고 했다. 어디 식당이 있는데 거기가 너무 잘 되면 ‘쥐가 나왔다’고 소문을 낸다고 한다. 다만 이런 경우 잡기는 힘들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 남편도 “우리가 볼 땐 미용실 자리에 누군가가 꼭 들어오고 싶은 것 같다”며 “그런데 그냥 내보내자니 권리금 등 부담 비용이 커지니까 가급적 그냥 자의적으로 나가게끔 그렇게 비방을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예림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지나가면서 너무 잘 보이는 자리고 또 굉장히 탐나는 자리는 맞다”고 분석했다.

[MBC '실화탐사대' 캡처]

[MBC '실화탐사대' 캡처]

A씨는 허위 전단지 유포로 공황장애약까지 복용 중이다. A씨는 “아들이 ‘다음은 우리 학교야?’라고 한다. 애들도 참아내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A씨는 “경찰이 ‘혹시 몰라서 묻는데 그런 사실 없냐’고 했다. 없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륜 상대가 없었으니까, ‘누가 나 때문에 유서 쓰고 죽었나’라는 생각마저 했다. 답답한 마음에 주변 단골에게 전화도 돌렸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더는 이런 나쁜 짓은 하지 말아 달라. 아이들을 건드리는 건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며 “방송의 힘을 빌려서라도 꼭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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