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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잃고 허도환 영입, LG의 안방 숙제 확인

중앙일보

입력

허도환(오른쪽)이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뒤 차명석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LG 제공

허도환(오른쪽)이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뒤 차명석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LG 제공

LG가 FA(프리에이전트) 포수 허도환(37)을 급하게 영입했다.

LG는 30일 "허도환과 2년, 총액 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1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허도환의 영입은 안방 백업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올 시즌 종료 후 이성우가 은퇴했고, 올해 58경기에 나선 백업 포수 김재성(25)마저 FA 박해민의 보상 선수로 지목돼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다. LG에는 유강남이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지만, 그를 뒷받침할 백업 포수가 모두 사라졌다. 당초 주전 유강남-백업 김재성으로 꾸리려던 LG의 2022년 안방 구상도 흐트러졌다.

허도환은 올해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0.276) 최다 타점(21개)을 기록하는 등 주전 장성우의 백업 포수로 뛰며 KT의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2007년 프로 입단 후 지금까지 역할은 주전보다는 백업에 가까웠다.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2013년(116경기) 한 번뿐이다.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통산 타율 0.214)이 약하다.

프로 15년차 베테랑 포수를 영입했다는 건 그만큼 LG의 안방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의미다.

주전 포수 유강남이 있더라도 부상 등 변수에 대비하고, 체력 보호를 위해서라도 든든한 백업 포수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LG의 안방 육성은 더디기만 하다.

3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전력분석원 제의를 뿌리치고 선수 생활 연장 의지가 컸던 이성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시 이성우는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이었다. 그렇게 이성우는 3년 동안 유강남의 '첫 번째' 백업 포수로 안방을 지켜왔다.

올 시즌 부쩍 출전 기회(2021시즌 58경기, 종전 14경기)가 늘어난 김재성은 지난 22일 보상 선수로 떠났다. 박해민을 데려오면서 한 명을 내줘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지만 LG는 FA 보상 선수 명단을 작성하면서 2015년 1차지명으로 뽑은 김재성을 보호하지 않아 결국 뺏겼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친 유망주 포수였다. 김재성을 데려간 삼성은 "수비 부문에서 높은 자질을 가지고 있다. 충분한 경험을 쌓으면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이다. 타격도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장타 생산 능력을 갖췄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LG는 안방에 구멍이 발생했다. 박재욱(26), 김기연(24), 전준호(23) 등이 유망주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FA 허도환에게 급하게 SOS를 쳐 함께하기로 했다. 포수 육성과 관리에서 모두 아쉬움을 남긴 영향이다.

허도환이 좋은 활약을 하더라도 몇 년 뒤 팀을 떠난 뒤에도 백업 포수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이번과 비슷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번에는 허도환이 C등급이라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1억 1250만원)만 지급하고 데려올 수 있어 큰 부담이 없었던 만큼 가능한 영입이었다.

LG로선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다시 한번 안방 고민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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