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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름 목에 걸고 거리 행진…中, 방역 위반자에 이런 처벌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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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긴 이들을 거리 행진시키는 공개 망신을 줘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징시(靖西) 당국은 지난 28일 4명에게 방호복을 입히고 얼굴 가리개를 씌운 채 거리를 걷게 했다. 이들의 가슴엔 얼굴 사진이 붙고, 이름도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중국 징시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한 이들이 거리를 행진하는 망신주기식 처벌을 받고 있다. [트위터 캡처]

중국 징시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한 이들이 거리를 행진하는 망신주기식 처벌을 받고 있다. [트위터 캡처]

현지 언론은 이들이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해 베트남으로부터 밀입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국경을 통제하고 해외 입국자는 장기간 격리하도록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이날 이들은 방호복을 입은 경찰들의 손에 붙잡힌 채 끌려 다녔고, 무장한 경찰들이 행진을 둘러쌌다. 거리에 나온 많은 시민들이 이 장면을 지켜봤다.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고 있다. 엄격한 국경 봉쇄, 이동 제한 등 고강도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징시 당국은 이번 행진은 징시 정부 규정에 따른 적절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방역 위반자들이 경찰에 붙잡혀 거리를 행진하는 동안 무장한 경찰들이 둘러싸고, 이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트위터 캡처]

방역 위반자들이 경찰에 붙잡혀 거리를 행진하는 동안 무장한 경찰들이 둘러싸고, 이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트위터 캡처]

이같은 공개 망신 주기식 처벌은 문화대혁명(1966~76년) 당시 공공연하게 벌어졌지만, 최근 들어 거의 사라졌다. BBC는 이에 대한 현지 언론과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언론사 광시 데일리는 "국경 지대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고 복잡하다"며 "이번 조치는 국경 관련 범죄를 억제하고,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강화했다"고 평했다. 반면 국영 언론사 베이징 뉴스는 "법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둘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일은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서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뉴스위크는 이 행진 모습이 담긴 영상 한 건의 조회 수가 700만 건 이상이라고 전했다. 일부 네티즌은 '문화대혁명' 당시로 되돌아간 퇴행적인 처벌이라고 지적한 반면, 일부는 국경 인근에서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라고 지지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거리 행진 처벌보다 더 무서운 건 이런 조치를 지지하는 댓글들이 많다는 것"이란 글을 남겼다.

BBC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 2007년 범죄자들을 거리에 행진하게 하는 처벌을 금지했다. 이런 공개 망신 처벌은 2006년 성매매를 한 여성과 남성들 약 100명이 거리를 행진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한 중국 시안(西安)은 일주일 넘게 전면 봉쇄 중이다. 인구 1300만 명의 외출을 엄격하게 제한해 생필품 구입을 위해선 가구당 한 명만 이틀에 한 번 나가도록 허용했고, 이외에는 코로나19 검사 목적이나 응급 상황이 아닐 경우 외출을 금지했다.

이에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웨이보에는 "집에 식료품이 부족해 굶어 줄을 것 같다"고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시안은 이처럼 엄격한 봉쇄 중에도 지난 27일 하루 확진자가 175명 발생해 최근 들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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