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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굴 폐사는 "영양염류 부족 때문"…올 가을 가뭄 영향

중앙일보

입력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10일 통영지역 양식 굴 피해현황을 점검 하고 있다. 사진 수협중앙회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10일 통영지역 양식 굴 피해현황을 점검 하고 있다. 사진 수협중앙회

전국 굴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경남 남해안에서 발생한 굴 집단 폐사 원인은 ‘영양염류’ 부족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굴이 산란한 지난 9월 이후 가물었고, 육지에 있는 각종 영양분이 비에 씻겨 바다로 유입되지 못하면서 굴 먹이가 부족해졌다는 얘기다. 육상의 논·밭에서 비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영양염류는 바닷물 속에서 식물플랑크톤 생산을 좌우한다.

굴 산란 9월 이후 육지 영양분 바다로 유입 못 해 

이희중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연구소 연구사는 22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굴은 9월쯤 산란을 끝내는데, 이후 식물 플랑크톤을 섭취하며 성장하게 된다”며 “9월~10월에 비가 적게 내리면서 육지에 있는 영양분이 바다로 유입되지 못했고, 굴의 먹이가 되는 생물 부족으로 굴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9~11월까지 3개월간 남해안 지역 강수량은 통영이 218.5mm로 최근 10년(2011~2020년) 같은 기간 중 가장 적었다. 특히 올해 10월엔 5.9mm 내렸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내린 10월 평균 강수량(126.85mm)의 5% 수준이다.

12월 말 조사 결과 발표 

어민들은 지난여름 남해안 일대 ‘고수온’ 탓으로 굴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조사 결과 수온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사는 “굴은 수온이 30도 이상 일정 기간 유지돼야 폐사로 이어진다”며 “지난여름 남해인 일대 수온은 약 28.7도로 굴이 폐사할 정도로 고온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연구소는 오는 12월 말 굴 폐사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통영 굴. 백종현 기자

통영 굴. 백종현 기자

한편 경남도에 접수된 굴 폐사 신고는 지난 1일 기준 407건 440㏊에 피해액은 72억2400만원에 이른다. 경남 남해안 굴 양식장은 통영 312건 등 모두 801건 3474㏊ 정도다. 어민들은 이곳에서 한해 25만7000t의 굴을 생산해 275억20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면적 기준 지금까지 12.6% 피해가 생긴 셈이다. 피해 원인이 영양염류 부족 등 자연재해로 판명되면 어민은 피해 복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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