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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홍준표 지지자인데요" 옥중 MB에 2030 편지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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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님 안녕하세요, 저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지지자인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편지를 여러 통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형이 확정돼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최근 이 전 대통령에게 2030세대의 편지가 많이 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 가운데 자신을 “홍준표 의원의 지지자”라고 밝힌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홍 의원과 고려대 동문이라고 해서 아마 홍 의원을 지지할 거라고 생각을 한 모양”이라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 의원을 지지했었는데 (당선이)안 돼 실망했다’는 등의 내용이 많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홍 의원은 법대 72학번이다. 두 사람은 홍 의원이 초선 국회의원 시절이던 1996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2006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에는 오세훈 전 의원과 맞붙어 패한 홍 의원이 전임 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정치적 파트너로 오 전 의원을 선택했다”고 격하게 비판하며 사이가 소원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시절 홍 의원이 당시 재판을 받고 있던 이 전 대통령을 수차례 예방하는 등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이같은 지지자들의 편지에 주 1~2회에 걸쳐 직접 답장을 한다는 게 변호인 측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수능 전에는 고3 수험생들의 편지가 많았고 지금은 20대, 30대의 편지가 전국 각지에서 오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두 통씩 직접 답장을 하신다”고 밝혔다. 앞서 고대 재학생·졸업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답장을 받은 졸업생의 인증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법무부는 오늘부터 이틀 간 박범계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특별사면 대상자를 선정한다. 다만 이번 특사 대상에 이명박ㆍ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되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두 사람의 측근들도 “이번 정부에서 사면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선 꾸준히 두 사람에 대한 사면 또는 형 집행정지 요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0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를 강력히 요청한다. 두 분은 고령과 건강상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에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통합을 하기 위해 형 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어깨와 허리 등 건강 악화로 지난 달 22일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어깨 근육 파열로 2019년 9월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고,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로 외부 진료를 받아왔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중앙일보에 “건강이 정말 안 좋으신 게 맞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 역시 80세의 고령으로 기저질환인 당뇨와 폐 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당초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지내던 이 전 대통령은 올해 초 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에 40여일 입원한 후 퇴원하면서 안양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 강훈 변호사는 “수감 이후 당 수치가 많이 올랐는데 떨어지지 않는다. 당장은 약 처방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현재로선 형 집행정지 요구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사면은 대통령 권한이고, 형 집행정지도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앞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집권 초 사면”을 공약했던 윤 후보는 16일 자신이 중앙지검장 시절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한 데 대해 “형집행정지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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