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진 박건우로 위로해도 안 터진 두산 양석환

중앙일보

입력

두산 베어스 내야수 양석환(30) 방망이가 언제 터질까.

양석환(왼쪽)과 김태형 두산 감독. [뉴스1]

양석환(왼쪽)과 김태형 두산 감독. [뉴스1]

양석환은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잠잠하다. 1차전에서 4타수 4삼진으로 고개 숙였다. 2차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전 경기 도중 양석환을 불러 족집게 과외까지 했다. 2차전에선 이번 가을야구에서 5번 붙박이였던 양석환을 6번으로 이동했지만 효력이 없었다.

양석환은 올해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펄펄 날았다.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 등으로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선 초짜다. 2016년 LG 시절 포스트시즌 8경기에 나갔지만, 주축 선수는 아니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는 올해 처음 경험해본다.

정규시즌에 잘하는 선수들도 큰 무대에 가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부진한 양석환에겐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특유의 위트를 더해 "박건우도 한국시리즈 7년째 헤매고 있는데 괜찮다.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는 첫해인데 잘하고 있다'고 위로했다"며 웃었다.

외야수 박건우(31)는 김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다. 어느덧 한국시리즈에서만 31경기를 뛰었는데, 타율은 0.164(116타수 19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의 주전 야수 중 가장 낮은 성적이다. 박건우도 가을만 되면 작아지는 자신을 잘 안다. 올해도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안타가 없다.

김 감독은 양석환에게 '그런 박건우도 믿고 기용하니, 위축되지 말고 편하게 하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김 감독의 농담에 양석환도 웃음으로 답했다는 후문이다. 두산에는 올 가을 최소 2경기가 남아있다. 양석환의 방망이도 이제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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