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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50대 만든 리비안, 상장 첫날 GM 시총과 똑같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 출시한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 R1T. 10일 나스닥에 상장한 리비안은 시가총액 860억 달러(약 101조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출시한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 R1T. 10일 나스닥에 상장한 리비안은 시가총액 860억 달러(약 101조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테슬라의 대항마로 부상중인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화려하게 데뷔했다.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리비안은 공모가(78달러)보다 29.14% 오른 100.73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리비안 시가총액은 860억 달러(약 101조원)에 달했다. 현대차(44조5000억원)의 2배가 넘고, 단숨에 GM(860억 달러)·포드(770억 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가총액으로 미국의 전통 완성차업체를 뛰어넘긴 했지만 리비안의 실적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9월 첫 번째 모델인 전기 픽업트럭 R1T를 출고하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출고 대수는 150대에 그쳤다. 외신에 따르면 R1T의 사전 계약 대수는 5만여대에 달하지만, 생산·판매량은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올 초 리비안은 올해 3개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지만, R1T 외에 나머지 모델 출시는 내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로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회사의 성장 잠재력에 끌린 것"이라며 "테슬라보다 전기차 개발에 있어서 초기 단계에 있고 큰 손실을 보았다. 또 최근까지 수익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리비안은 현재까지 150대 전기 픽업트럭을 고객에게 배송했지만, 포드와 GM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대 자동차를 판다"며 "전기차 산업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리비안에 반영됐다"고 했다.

리비안은 지난해 초부터 지난 6월까지 영업손실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기록했으며, 지난 분기 손실도 7억9500만 달러(약 9417억원)로 추정된다. 테슬라가 첫 모델 출시 이후 10년간 적자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 흑자를 내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비안은 초창기 테슬라가 겪은 '생산 지옥'에 직면할 수도 있다. 테슬라는 모델 3 양산을 시작한 후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천막으로 공장을 짓고 차를 제조했다. 그러나 민첩한 시장 대응에도 불구하고 품질 문제를 겪었다. 이후 첨단 설비를 갖춘 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지금 하루 평균 2대를 만든다고 알려진 리비안의 제조 능력은 아직 검증 전"이라며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이 극복해야 할 양산 능력과 초기 품질 이슈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비안에겐 아마존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 리비안이 보유한 전기차 디자인과 배터리 관련 기술 우위에 더해 아마존의 자금력과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접목된다면 충분히 테슬라를 위협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엔 있고, 리비안엔 없는 게 너무 많다. 그래서 혼자서 테슬라와 대결하기엔 역부족이지만, 아마존과 손잡으면 슈퍼파워를 낼 수 있다"며 "아마존이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와 협업 가능성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초창기 리비안에 7억 달러(약 83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0%를 갖고 있다.

리비안은 다수의 한국 배터리·부품 업체를 협력사로 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삼성SDI는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에 배터리를 '2170(너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또 만도는 리비안에 전방 레이더와 카메라, 긴급 제동장치 등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의 실적에 따라 이들 업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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