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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부지하고자…中 풀뿌리 선거 독립후보 14인 출마 포기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1일 베이징시 둥청구에서 인민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독립후보의 유세 활동을 사복 경찰이 비디오로 촬영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지난달 21일 베이징시 둥청구에서 인민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독립후보의 유세 활동을 사복 경찰이 비디오로 촬영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오는 5일 시행되는 중국 베이징시 풀뿌리 인민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14명의 독립후보가 1일 “생명안전을 위해 선거 참여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경찰 면담, 강제 여행, 퇴거 위협 시달려 #“특별팀 구성, 이번에는 위험하다” 경고 #5일 베이징 기층대표 1만5000여명 선출

1일 독립후보 14명은 출마를 포기하는 연합성명을 내고 이들 중 10명이 출마 선언 후 경찰의 감시·면담·강제 퇴거 등의 공포와 압력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성명에 따르면 독립후보 왕수전(王秀珍)은 밤낮으로 자택 감시를 당했다. 지난달 21일 둥청(東城)구의 출마 희망자 양링윈(楊凌雲)의첫 번째 유세 활동은 갑자기 나타난 자칭 환경미화원에 의해 무산됐다. 당시 유세를 지원 나갔던 인권변호사 왕촨장(王全璋)의 아내 리원쭈(李文足)와 또 다른 독립후보 왕차오링(王峭嶺)은 7~8명의 자칭 환경미화원과 비디오로 현장을 녹취하는 사복 경찰의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지난달 21일 베이징시 인민대표 선거 독립후보 류수전(劉秀貞)의 집앞에서 외출을 막고 감시하던 공안 2명이 벤치에 쪼그려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22일 예정됐던 류수전의 유세 활동은 결국 취소됐다. [사진=독립후보 예징환(野靖環) 트위터]

지난달 21일 베이징시 인민대표 선거 독립후보 류수전(劉秀貞)의 집앞에서 외출을 막고 감시하던 공안 2명이 벤치에 쪼그려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22일 예정됐던 류수전의 유세 활동은 결국 취소됐다. [사진=독립후보 예징환(野靖環) 트위터]

출마 포기 성명에 따르면 14인 중 10명이 경찰의 감시에 시달렸으며, 한 후보는 파출소로 불려가 차를 마셨다. 중국에서는 정부 기관에 불려가 훈계받는 것을 일컬어 중국어 ‘허차(喝茶, 차를 마시다)’라고 에둘러 표현한다. 어떤 후보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로부터 외출 금지 명령을 당했고, 심야에 경찰에 이끌려 베이징 밖으로 강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또 다른 후보는 관할 경찰로부터 “당신들 사안은 이미 찍혔다. 이번에는 위험하다”는 경고를 들었다고 홍콩 명보가 2일 보도했다. 그는 베이징시 공안국이 이미 독립후보를 처리한 특별대응팀을 만들었다며 2달 뒤면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들었다. 왕촨장 변호사는 아내의 출마 선언 이후 사복 보안요원이 줄곧 집 앞에서 서성였고, 최근에는 집주인으로부터 퇴거 요구를 들었다고 홍콩 명보에 토로했다.

내달 5일 시행되는 베이징 인민대표 선거를 앞두고 14명의 독립후보들이 중국에서는 차단된 트위터에 후보 출마의 변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내달 5일 시행되는 베이징 인민대표 선거를 앞두고 14명의 독립후보들이 중국에서는 차단된 트위터에 후보 출마의 변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중국 당국이 ‘전과정(全過程)인민민주’라고 부르는 기층 인민 대표는 5년마다 기층인 구(區), 향진(鄉鎮)급 선거로 선출한다. 중국 현행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구성하는 각급 인민대표를 뽑는 선거 중 유일한 직접선거다. 성(省)급 인민대표와 전국인민대표는 간접선거로 선출한다. ‘북경일보’는 올해 베이징시의 구급 인민대표 출마자는 8762명, 향진급 인민대표에는 1만8097명이 출마했다고 보도했다. 선거는 5일 시행되며, 4900여 명의 구급 인민대표와 1만여 명의 향진급 인민 대표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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