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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더러운 중국산 철강 제한” 中 견제 국제적 합의 강조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철강·알루미늄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할 국제적 합의를 추진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dirty steel)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며 대중국 견제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EU는 31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분쟁 해소를 알리면서 양측이 처음으로 탄소 집약도와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할 글로벌 합의를 위해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첫 조치로 미국과 EU는 교역용 철강·알루미늄에 수반되는 (탄소) 배출을 평가하기 위한 공동의 방법론을 개발하고 관련 자료를 공유하기 위한 기술적 워킹그룹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EU·중국·일본에 적용, 무역 갈등이 고조했다.

당시 한국은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할당량)를 받아들였다. 이 때문에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은 200만t대로 대폭 축소됐다.

표면적으로 미국과 EU는 관세 갈등을 해소한다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철강·알루미늄을 생산 시 환경 기준을 강화해 상대적으로 환경 기준이 느슨한 중국산 제품이 배제하겠다는 '글로벌 공동 전선'에 합의한 셈이다.

양측은 또 ‘생각이 같은 나라’에도 이 전선에 동참하라고 독려할 것으로 보여 한국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미국의 초점은 철강에 대한 탄소 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만 미국에 수출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는 데 맞춰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약식 회견을 자청, “미국과 EU는 미국인의 일자리와 산업을 보호하면서 기후변화의 실존적 위협에 대응할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서양 협력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어 국제적 합의 추진을 거론하면서 “중국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라며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자와 산업, 환경에 크게 피해를 준 나라들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성명을 통해 “탄소 기반 첫번째 철강·알루미늄 무역 협정”이라며 “미국과 유럽 기업이 만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탄소집약 감축에 커다란 이점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미국과 유럽의 철강·알루미늄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보다 '더 깨끗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부족한 환경기준 때문에 그들의 (철강·알루미늄) 가격을 낮출 수 있었으며 이는 기후 변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산 철강이 EU를 경유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데도 역점을 뒀다. 러몬도 장관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은 반드시 완전히 유럽에서 생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EU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강화된 기준을 만들어 다른 나라에도 동참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 기준을 바탕으로 중국산 저가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판로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발디스돔브로우스키스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취재진에게 “생각이 같은 나라들에 이 합의에 참여하라고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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