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와 어깨 견주던 中 휴대전화 거물, 슬그머니 ‘부활’

중앙일보

입력 2021.10.22 16:06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로 화웨이가 시련을 겪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현재 중국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샤오미, 오포, 비보, 화웨이, 애플 등 빅5의 구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경쟁은 상당히 치열하다.

약 7년 전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대표주자는 ‘중화쿠롄’(中華酷聯)이었다. 중싱(中興·ZTE), 화웨이(華爲), 쿨패드(酷派. Coolpad), 레노버(聯想. Lenovo)를 일컫는 말로,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이끈 주역들이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이들은 삼성과 애플을 위협하는 막강한 존재였다.

중싱(中興·ZTE), 화웨이(華爲), 쿨패드(酷派. Coolpad), 레노버(聯想. Lenovo) ⓒ바이두

중싱(中興·ZTE), 화웨이(華爲), 쿨패드(酷派. Coolpad), 레노버(聯想. Lenovo) ⓒ바이두

스마트폰 사대천왕 쿨패드, 어떤 기업이길래?

중싱, 화웨이, 레노버는 익숙하겠지만, 쿨패드는 조금 생소할 터다.

쿨패드는 한때 화웨이와 어깨를 견주던 중국 1세대 기업이었다. 이들의 주요 타깃은 비즈니스맨으로 중국인 취향에 맞는 고가의 휴대폰을 만들면서 내수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쿨패드는 경쟁업체보다 앞서 4G 시장에 진출하며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2010년 4G 시장을 공략, 막강한 연구개발력과 기술혁신을 통해 12기종의 4G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판매량이 100만 대가 넘는 4G 히트 상품을 쏟아내며 2014년 쿨패드는 중국 4G 시장에서 점유율 15.78%로 1위를 선점했다.

ⓒ쿨패드

ⓒ쿨패드

그러나 이듬해 쿨패드가 오랜 기간 의존해 온 통신 사업자들이 4G 요금 인하를 시작했고 점차 구매 보조금을 끊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뒤이어 오포, 비보, 샤오미와 같은 신예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주를 이뤘다.

이에 쿨패드는 인터넷 기업을 활용하여 혁신을 행하고자 했다. 중국의 인터넷 동영상 및 스마트 가전 제조업체 러스왕(樂視網,LeTV)과 중국 검색엔진 치후360과의 정식 합병을 통해서였다.

당시 시장은 러스왕의 인수를 계기로 쿨패드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러스왕의 통제권 개입으로 인한 인력 손실과 부문 분할로 인해 개발 기회를 놓쳤다. 당시 쿨패드의 중국 점유율은 5위에 그쳤다.

러스왕과 쿠파이가 협력해 만든 신제품 ⓒ쿨패드

러스왕과 쿠파이가 협력해 만든 신제품 ⓒ쿨패드

쿨패드 측은 경영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심화된 시장 경쟁을 꼽았다. 2016년 쿨패드는 약 10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016년 하반기엔 단 1종류의 스마트폰만 출시하는 데 그쳤다.

이후 쿨패드는 유럽, 미주, 일본 등 해외 통신 시장으로 시장을 옮기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왕의 귀환 선언한 쿨패드

시장에서 종적을 감출 듯했던 쿨패드는 지난 9일 중국 시장 복귀를 선언했다. 쿨패드는 사업 확장을 위해 8억 3300만 홍콩달러(약 1264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SIG와 같은 대형 투자사가 참여했다.

쿨패드의 천회장은 며칠 전 열린 간담회에서 "채널·시스템·공급망 등 3가지 측면에서 사업을 시작하겠다"며 이어“지금은 엄청난 시장 기회가 있고 우리의 목표는 3년 안에 1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쿨패드 회장 회장 천지아쥔(陳?俊)과 임원들. ⓒ쿨패드

쿨패드 회장 회장 천지아쥔(陳?俊)과 임원들. ⓒ쿨패드

쿨패드는 이어 운영, 영업, 하드웨어 및 인터넷을 담당하는 4명의 고위 임원을 발표했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 모두 샤오미 업무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쿨패드 그룹 수석 부사장 겸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친타오(秦濤)는 샤오미 그룹 채널 혁신 부서의 총책임자를 역임했다. 부회장 및 판매·서비스센터 회장으로 위촉된 후싱(鬍行)은 알리바바, 샤오미, 징둥 등에서 전자상거래 채널과 신소매 혁신 채널 업무를 담당했다.

하드웨어제품센터 회장 리위징(李宇靖)은 통신업계 제품 및 R&D 공급망 분야에서 15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샤오미의 모바일 제품 기획, 하드웨어 제품 체계 전략 계획 등을 담당했다.

인터넷센터에 임명된 스마윈루이(司馬雲瑞)는 샤오미 인터넷 사업부 부장 및 부국장으로 지내며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플랫폼 빅데이터에 관한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쿨패드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 연령은 35세 미만으로, 회장인 천지아쥔(陳傢俊)도 90년대 생이다.

(좌)쿨패드 회장 천지아쥔(陳?俊) (우)인터넷센터 회장에 임명된 스마윈루이 (司馬雲瑞)ⓒ바이두백과

(좌)쿨패드 회장 천지아쥔(陳?俊) (우)인터넷센터 회장에 임명된 스마윈루이 (司馬雲瑞)ⓒ바이두백과

네 명의 임원 외에도 쿨패드에서 20년 넘게 일했던 베테랑 전문가와 핵심 연구개발 인력이 남아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쿨패드의 연구개발 부문은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쿨패드는 또 규모가 작은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채널을 확장할 것이라 발표했다. 쿨패드는 이미 중국 시골 마을에 1400개가 넘는 쿨패드 라이선스 서비스 센터를 설립했으며, 빅데이터를 통해 루트를 관리하고 있다.

ⓒ쿨패드

ⓒ쿨패드

한편 중국 시장은 쿨패드의 귀환에 대해 기대감과 함께 우려를 내비쳤다. 칩 개발에 한창인 지금 상황에 쿨패드가 소프트웨어의 단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또 어떻게 가격 우위를 점할 것인지 등 관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치열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쿨패드가 과거 왕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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