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위산업엔 내가 필수" 3년만에 매출 200억 뛴 기업

중앙일보

입력 2021.10.22 09:49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인 ‘5G’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5G 통신 솔루션을 지원하는 RF 커넥터·케이블 시장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중국 커넥터·케이블 기업이 급성장한다는 소식에 투자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시성(陝西) 시안(西安)에 거점을 두고 있는 중항푸스다(中航富士達科技股份有限公司·AVIC forstar)는 RF(전자주파수) 커넥터·케이블 등 제품의 연구개발과 생산·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제품들은 통신 및 방위 시장에 널리 사용된다. 통신 제품은 무선통신 기지국, 방산 제품은 레이더, 항공 우주, 미사일, 선박 등에 주로 쓰인다. 즉 통신 방위 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부품인 셈이다.

[사진 중항푸스다 공식홈페이지]

[사진 중항푸스다 공식홈페이지]

중항푸스다의 올 상반기 4952만 2800위안(91억 4686만 1160원)의 순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13.78% 증가한 수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항푸스다는 신삼판(新三·NEEQ, 중국 유망 스타트업의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주식 시장)에서 우량주만 엄선한 일종의 프리미엄 버전 ‘정선층(精選層·NEEQ select)’에 지난해 7월 상장됐다. 산시성 내 기업 중 정선층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F 커넥터 업계 연평균 성장률 '7.2%'…향후 중국 내 시장 규모 2조 7705억 원으로 성장할 것

중항푸스다의 부회장인 궈젠슝(郭建雄)은 중항푸스다가 설립된 이유로 RF 커넥터 업계의 밝은 전망을 꼽았다. RF 커넥터는 전자주파수 신호를 전송하는 데 사용된다. 전송 범위가 매우 넓어 레이더, 통신, 항공 우주 장비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RF 커넥터는 2차 세계대전 때 등장했는데 중국에는 1970년대 들어서 전문적으로 활용됐다.

궈젠슝(郭建雄) 중항푸스다 부회장 [사진 全景?]

궈젠슝(郭建雄) 중항푸스다 부회장 [사진 全景?]

후발주자인 중국은 이 분야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항증권(中航証券·AVIC Securities) 연구소 관계자는 Bishop&Associate의 통계를 인용해 “규모로만 봤을 때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커넥터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글로벌 커넥터 시장 규모는 약 627억 달러(74조 4562억 5000만 원)로 그중 중국 커넥터 시장 규모는 약 202억 달러(23조 9875억 원)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을 넘는 셈이다.

중항증권 군수 사업 애널리스트인 팡샤오밍(方曉明)은 중국 커넥터 시장이 2025년 345억 달러(40조 9687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이라며 복합 성장률은 7.7%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중항푸스다 공식홈페이지]

[사진 중항푸스다 공식홈페이지]

중국전자부품업계협회정보센터(CECA)에 따르면 전 세계 RF 커넥터 시장은 통신 시장의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60억 달러(7조 125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 중국의 RF 커넥터 시장은 2024년까지 150억 위안(2조 7705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약 7.2%로 세계 성장률(5.3%)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팡샤오밍은 방위산업에서 한 번 정한 공급업체를 변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중항푸스다의 전망이 밝은 것도 이와 관계있다. 중항푸스다는 현재 정부 기관의 인증을 받은 커넥터·케이블 공급업체로 위성통신, 우주탐사 등 분야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해당 분야가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하며 부품 공급업체인 중항푸스다 역시 안정적인 수급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술력에 주력한 중항푸스다는 특허와 표준 제정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지금은 중국 내 커넥터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 표준을 보유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궈 부회장에 따르면 중국은 방위산업에서 수년간 해외 기업에 의존해 왔으나 지난 5년간 현지 기술력 향상에 힘써온 결과, 위성 미사일의 장비 커넥터 등 많은 부분에서 현지화를 달성했다.

[사진 China Daily]

[사진 China Daily]

항공 우주, 방위산업 기관, 정부 과학 연구기관 외에 통신 장비 제조업체도 중항푸스다의 핵심 사업 파트너다. 중항푸스다는 1999년부터 화웨이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화웨이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 자리를 꿰찼다.

하필 이 시국에 화웨이의 파트너라니, 아마도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것이다. 미중 무역 전쟁 속 화웨이는 큰 타격을 받았는데 중항푸스다의 통신 사업에는 지장이 없는 것일까?

궈 부회장은 “올해 화웨이 관련 사업이 축소됐으나 화웨이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휴대전화 분야를 (중항푸스다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며, 화웨이 역시 전반적인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으므로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와의 협력과 관련해 수익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방위산업 분야 주문을 더욱 확대한 것도 올해 중항푸스다의 실적 견인에 한몫했다고 궈 부회장은 부연했다.

[사진 ???]

[사진 ???]

적절한 대처 덕분에 중항푸스다의 매출은 지난 3년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중항푸스다의 매출은 3억 9300만 위안(725억 8710만 원)에서 5억 4100만 위안(999억 2270만 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러한 매출 증가는 통신 및 방위산업에서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맥을 함께 한다.

구체적으로 통신 산업에서 5G 기지국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8월 현재 중국은 100만 개 이상의 5G 기지국을 구축했으며 이는 전 세계 5G 기지국 수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방위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에 미국과 군사적 대치 중인 중국은 올해 강군 육성에 힘을 쏟는다. 또 중국군은 2035년까지 국방 및 군대 현대화를 완료, 21세기 중반에는 세계 최강인 미군을 넘어선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곧 무기와 장비 강화를 의미한다. 중항푸스다의 방위산업 분야 제품의 주문량이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궈젠슝(郭建雄) 중항푸스다 부회장 [사진 知乎]

궈젠슝(郭建雄) 중항푸스다 부회장 [사진 知乎]

물론 관련 시장 수요가 늘며 문제점도 나타났다. 바로 ‘생산 능력 부족’이다. 궈 부회장은 취안징차이징(全景財經)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공장 가동률이 과부하에 달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중항푸스다의 2020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커넥터·케이블 설비 가동률은 각각 106.3%, 103.1%다. 중항푸스다는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쑤저우(蘇州), 뤄양(洛陽) 등지에 지사를 설립, 제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RF 커넥터는 통신 및 방위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인 만큼 중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책 지원과 수요 증가 등 ‘쌍끌이 효과’로 중항푸스다의 고속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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