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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나눔경영] 소외 계층에 일자리 … 3년간 500억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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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 신헌철 SK㈜ 사장(오른쪽에서 둘째) 등 SK그룹 임직원들이 김치 속을 넣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신당동에 '행복도시락 1호점'이 문을 열었다. 도시락을 만들어 주변 결식 아동과 불우 이웃에게 전해주는 곳이다. 이곳 운영 자금은 SK그룹과 정부가 댄다. SK그룹은 시설 비용과 영양사 인건비 등을 부담하고, 정부는 도시락 재료비와 조리사.배달원 급여를 지원한다. 여기서 일하는 조리사.배달원은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 행복도시락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불우 이웃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게 SK그룹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이다. "지원한 금품은 써버리면 끝이지만, 일자리를 주면 빈곤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일자리 프로그램은 행복도시락 사업처럼 정부와 손을 잡기도 하고, SK그룹 단독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연탄을 사서 산동네 저소득층 가구에 배달하는 등 직접 나서는 봉사 활동에도 땀을 흘린다. SK그룹은 이 같은 사회공헌 활동에 2005~2007년 3년간 총 3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양한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SK그룹은 올해 전국에 13개 행복도시락 센터를 열었다. 내년 말까지 48개로 늘릴 예정. 센터 한 곳에 조리사와 배달원 15명 정도씩이 필요하므로 700여 명이 일자리를 갖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1만여 명이 끼니 걱정을 덜게 된다. '장애 학생 교육 보조원'사업도 SK가 정부와 함께 펼치는 대표적 일자리 제공 프로그램이다.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몸이 불편한 학생들의 등.하교와 학교 생활을 돕는 일을 맡기는 것. 직무 교육 비용과 월급 85만원 중 20만원을 SK가, 65만원을 정부가 각각 부담한다. 2005년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2007년까지 2425명에게 일자리가 주어진다.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정보기술(IT) 교육도 하고 있다. 실력을 키워 직장을 갖게 하겠다는 취지다. 경기도 성남에 이어 최근 경기도 일산에 교육센터를 마련했다. 자립 의지가 있는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교육을 받은 70여 명 중 60명이 정보통신연구원 등에 취업했다.

자동차 정비 사업을 하는 '스피드 메이트'에선 가정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정비 교육을 한다. 6개월 교육 기간 동안 소정의 생계비도 지원한다. 성적이 우수한 청소년들은 스피드 메이트나 협력 관계에 있는 정비업체 등에 취업 알선을 할 방침이다.

SK그룹은 이렇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소외계층에 직업 교육을 시키는 데 2005년부터 3년간 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기간 4300여 명이 SK 일자리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겨울은 '행복 나눔의 계절'=SK그룹은 지난해부터 겨울을 '행복 나눔의 계절'로 정하고 전 임직원이 자원 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룹이 내세우는 '행복 나눔 경영' 원칙에 따른 것이다. 임직원과 고객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행복을 퍼뜨리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도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를 '행복 나눔의 계절'로 선포했다. 지난해엔 연탄 130만 장을 사서 최태원 회장 등이 직접 리어카를 끌며 달동네 가정에 배달했다. 계열사 임직원들이 배추 17만 포기로 김치를 담가 사회복지 시설에 나눠주기도 했다. 올해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산타클로스로 꾸미고 청소년 보호시설을 방문해 선물을 나눠 줄 계획도 세웠다.

SK그룹의 자원봉사 활동은 연말뿐 아니라 사시사철 이어진다. 최 회장은 "땀을 흘리는 것이 진짜 봉사"라며 솔선수범한다. 그는 지난 6월엔 SK㈜ 임직원들과 생활이 어려운 모자(母子) 가정을 찾아가 집수리를 했다.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고, 대문과 벽에 페인트 칠을 했다. 5월엔 사회복지시설에서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어울려 쿠키 굽기도 했다. 일종의 '활동 치료'를 한 것이다. 권오용 SK그룹 기업문화실장(전무)은 "지난해 계열사 임직원 1만4000여 명이 총 21만여 시간의 자원봉사 활동을 했는데 올해는 30만 시간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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