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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올해 최고의 발명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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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20일 미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com)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풍자하는 '수퍼 김'이라는 동영상 자료가 올라왔다. 기아에 허덕이는 국민을 무시한 채 코냑을 즐기고 핵무기 개발에 열중하는 김 위원장을 게임 캐릭터인 '수퍼 마리오'에 빗댄 동영상이었다.

이 영상은 현재까지 조회 수가 13만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어판인 원본이 주목받자 지난달 말에는 영어 자막판도 새로 등록됐다.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꼬집었다"는 등 댓글도 무수히 달렸다. 그러자 언론매체에도 관련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를 활용한 대표적 인터넷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6일 유튜브를 '올해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했다. 휘발유 1갤론(약 3.79ℓ)으로 약 5000㎞를 주행하는 자동차,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로봇 등 혁신적 발명품이 후보에 올랐지만 유튜브를 넘어서지 못했다. 타임은 "오직 유튜브만이 수백만 명이 서로 즐기고 배우고 교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타임은 또 '유튜브 열풍'은 캠코더의 보급 등 기술적 요인 외에 사용자들이 미디어가 제공하는 콘텐트를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직접 콘텐트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사회.문화적 혁명'이 그 기반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금은 전 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화두가 된 유튜브지만 그 시작은 미약했다. 2004년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결제 사이트에서 일하던 20대 청년들이 파티에서 찍은 동영상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것이 이 사이트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서비스가 시작되자 네티즌들은 이를 활용해 스노보드 묘기 등 진기한 동영상은 물론 이라크 전쟁의 생생한 모습까지 앞다퉈 올렸다. 순식간에 '동영상 포털'로 진화한 것이다. 현재 유튜브에는 하루 1000만 명이 방문하고, 7만 건의 새로운 동영상이 등록된다. 구글이 지난달 이 회사를 16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라는 거액을 주고 사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벼락 스타'들도 쏟아졌다. 8월 한국인 임정현씨의 기타 연주 모습이 유튜브에서 화제를 일으키자 뉴욕 타임스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타임은 "15년 전 웹이 처음 등장해 평범한 대중을 언론인으로 만들었다면, 유튜브는 이들을 유명 인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타임은 유튜브 외에 식품.약품.가정용품 등 9개 분야에서 35개의 '올해의 발명품'을 선정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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