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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life] 한국면과 중국면 무엇이 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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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속의 중국면은 중국 본토의 그 맛이 아니다. 모두 우리 입맛에 맞춰 달라졌다.

우선 면이 크게 다르다. 중국 본고장의 면은 대부분 밀가루 고유의 회백색인 반면 우리나라 면은 노란색이 난다. 쫄깃한 면발을 만들기 위해 소다를 써서 그렇다.

우리말로 '고수'인 샹차이는 중국과 달리 한국에선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에선 샹차이를 면은 물론 다른 요리에도 거의 빠지지 않고 넣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톡특한 향 때문에 쓰지 않는다. 한국인이 중국에서 요리를 먹을 때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배화여대 관광중국어통역과 신계숙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도 샹차이에 한번 맛을 들이면 한국의 중국집에서도 샹차이를 찾을 정도로 푹 빠진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중국면은 크게 자장면과 짬뽕으로 나뉜다. 자장면은 우리나라에선 단맛이 나는 데 비해 중국 것은 짠맛이 강하다. 중국에선 야채를 볶지 않고 생야채나 데쳐서 따로 낸다. 면의 굵기는 양국이 비슷하다.

시뻘건 고춧국물의 짬뽕은 중국 어디에 가도 찾아보기 어렵다. 짬뽕은 중국면의 초마면(炒馬麵)이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온 것이란 게 통설이다. 일본의 나가사키(長崎)에 가면 '나가사키 짬뽕'이 있다. 19세기 말 나가사키의 화교들이 중국 유학생들에게 싼 가격에 푸짐하게 먹이기 위해 고안했다고 한다. 국물이 맵지 않은 희고 순한 맛이다. 중국음식 전문가 이면희씨는 "한국 짬뽕의 국물이 시뻘겋고 얼큰한 것은 매운 맛을 즐기는 우리 입맛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알면 더 맛있는 중국집 면요리

▶자장면= 네모나게 썬 돼지고기.감자.양파.양배추 등을 춘장에 볶다가 육수와 물전분을 부어 끓인 소스를 쓴다. 예전에는 손으로 면을 뽑는 수타면이었으나 요즘은 대부분 기계면이다. 1883년 인천의 개항과 더불어 값싼 청나라 요리로 들어와 1백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중국집의 대표 메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옛날자장= 자장소스에 양파.양배추, 특히 감자를 큼직하게 썰어넣고 만든다. 육수와 전분이 많이 들어가 춘장의 짠 맛이 덜하다.

▶간자장= 자장 소스가 끓인 것이라면 간자장 소스는 볶은 것이다. 재료와 춘장을 뜨거운 불에 볶아 마무리한다. 자장 소스보다 기름지지만 재료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있다.

▶삼선자장= 간자장이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삼선(三鮮)을 추가한 고급 자장면. 삼선은 원래 하늘.바다.육지에서 나는 세가지 진귀한 재료를 일컫는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해삼.전복.새우.죽순.표고버섯 등 고급 재료 세가지가 더 들어간 요리를 뜻한다. 자장면이 물가 통계 기준 음식으로 잡혀 가격을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 메뉴란 말도 있다. 삼선짬뽕도 마찬가지다.

▶유슬자장= 고기와 채소를 면발처럼 가늘게 썰어서 만든 소스로 납작한 접시에 담겨 나온다.

▶유니자장= 고기.양파.감자 등을 잘게 다져 만든 소스로 면과 잘 비벼진다.

▶사천자장= 고추기름의 매운 맛을 가미한 소스로 사천 스타일로 변형한 자장면.

▶짬뽕= 해산물을 넣은 탕(수프)에 면을 말아서 만든 탕면이다. 고춧가루가 들어가 맵고 얼큰하다. 고춧가루가 빠진 게 우동, 우동에 물전분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게 울면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요즘은 좋은 재료를 더 넣어 만든 삼선짬뽕이나 버섯과 야채를 듬뿍 넣은 야채짬뽕, 해물.야채와 면을 함께 볶아 국물이 거의 없는 볶음짬뽕도 등장했다. 또 매운 맛은 나는데 겉보기에는 우동과 비슷한 굴짬뽕이나 해물탕면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스면= 면을 가늘게 뽑아서 쓰는 게 특징. 맑은 닭고기 육수에 닭가슴살도 면처럼 가늘게 뜯어서 고명으로 올린다.

▶팔진(탕)면= 여덟가지 진귀한 재료를 넣어 만든 탕(수프)으로 만든 면. 보통 탕에 해삼.새우.전복은 빠지지 않는다.

▶차우면.우육(탕)면= 차우면은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면과 함께 기름에 볶아서 낸 것. 우육면은 쇠고기 육수에 면을 말아 쇠고기를 얹어낸다. 둘 다 중국 본토식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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