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감튀와 단짠 조합’ 밀크셰이크, 영국 맥도날드서 사라진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 간판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 간판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맥도날드의 메뉴판에서 밀크셰이크가 사라졌다.

25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최근 영국 내 1300개 매장에서 밀크셰이크와 병 음료 판매를 중단했다.

맥도날드 대변인은 “대부분 소매상들과 같이 우리도 몇몇 품목에 영향을 주는 공급망 문제를 겪고 있다”며 “병 음료와 밀크셰이크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지역 레스토랑에서 일시적으로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고 이 상황을 인내하고 계신 고객들에게 감사하다. 병 음료와 밀크셰이크가 가능한 한 빨리 메뉴판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 맥도날드의 이 같은 문제는 브렉시트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일손 부족, 그리고 이에 따른 공급 지연이 원인이다.

특히 트럭 운전기사 부족은 영국의 공급 차질을 가져온 핵심 이유가 됐다. 영국 도로운송협회에 따르면 영국에는 현재 10만명의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부족한 트럭 운전기사 10만명 중 20%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을 떠나게 된 EU 주민들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영국의 일손 부족은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다. 실제 영국의 식자재 생산자들과 식당들은 코로나19 감염자 접촉시 반드시 격리하는 영국의 방역 수칙에 따라 일할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EU에 통보한 지난 29일 런던의 한 맥주집에선 브렉시트 찬성파의 축하 파티가 벌어졌다. [로이터=뉴스1]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EU에 통보한 지난 29일 런던의 한 맥주집에선 브렉시트 찬성파의 축하 파티가 벌어졌다. [로이터=뉴스1]

대형 푸드체인 ‘2시스터즈 푸드 그룹’의 랜짓 싱 보파란은 “지난달 회사가 브렉시트와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의 무대응으로 인해 15%의 노동자 부족을 겪고 있다”며 “완벽한 폭풍에 휩싸였다”고 비판했다. 또 “경영 환경이 심각하게 악화해 심각한 식량 부족이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유제품 제조업자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영국 슈퍼마켓에 우유를 공급하는 알라의 아쉬 아미라마디 상무이사는 “지난 4월 초부터 운전자 부족을 겪고 있다”라며 “업계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급망 문제는 영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업체 IHS마킷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영국 기업의 8월 생산량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량 감소 발생률은 1998년 1월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였다.

이는 직원 부족과 공급망 문제로 경영 활동에 광범위한 제약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게 IHS마킷의 분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