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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KT의 유일한 고민, 침묵하는 리드오프

중앙일보

입력

KT 위즈 공격 선봉장 조용호의 출루율 향상이 절실하다. [IS포토]

KT 위즈 공격 선봉장 조용호의 출루율 향상이 절실하다. [IS포토]

1위 KT가 안고 있는 고민이 있다. 리드오프의 부진이다.

KT는 지난주까지 치른 86경기에서 51승 1무 34패(승률 0.600)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LG와의 승차는 3.5경기. 키움과 치른 후반기 첫 3연전에서는 모두 패했지만, 이후 8경기에서 6승(1무 1패)을 거두며 바로 반등했다. 2위 LG와 3위 삼성은 후반기 10경기에서 승률 0.444(4승 1무 5패)에 그치며 주춤했다. 그사이 KT가 독주 체제를 갖췄다.

KT는 투·타 전력이 탄탄하다. 10구단 중 가장 안정감 있는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대체 선발을 투입하는 경기가 거의 없다. 최근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개인사로 이탈했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이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김재윤, 주권, 박시영이 지키는 뒷문도 탄탄하다.

타선은 짜임새가 좋다. 장타력과 주력을 겸비한 타자가 많다 보니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 타격 사이클이 동반 침체된 상황에서도 작전 야구로 돌파구를 만든다.

이런 KT도 고민은 있다. 1번 타자를 맡은 조용호(32)의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그는 전반기 출전한 74경기에서 타율 0.255, 출루율 0.387을 기록했다. 타율은 저조했지만, 출루율은 낮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는 출루 능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출전한 11경기에서 타율은 0.171, 출루율은 0.268에 그쳤다. 멀티히트는 한 번뿐이다.

조용호는 2020시즌부터 KT 타선의 리드오프를 맡았다. 상대 팀 배터리와 야수가 가장 싫어하는 성향을 갖춘 타자다. 선구안이 좋고, 커트(투구를 의도적으로 파울로 만드는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 투수의 공을 많이 끌어낸다. 조용호는 2020시즌 타석당 투구 수 4.46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끈질긴 승부로 투수를 괴롭힌 뒤 안타나 볼넷으로 출루했다. 타율(0.296)과 출루율(0.392)도 준수했다.

그런데 올해는 타격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타석당 투구 수는 85경기 기준으로 4.30개를 기록, 다소 감소했다. 지난해 5.1%였던 헛스윙 비율은 9.1%로 증가했다.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는 타석도 늘었다.

강백호, 배정대, 황재균 등 KT 주축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조용호의 출루 능력이 살아나지 않으면 KT의 득점력이 저하될 수 있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조용호가 최근 볼넷으로 출루하는 타석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22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기록하며 모처럼 '3출루'를 해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조용호의 능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의 컨디션이 좋아지면 1~5번 타순 공격력은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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