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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서 철조망 넘겨진 아기, 아버지와 무사히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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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에서 미군이 아프간인의 아기를 구조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카불 공항에서 미군이 아프간인의 아기를 구조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철조망 너머 미군에게 넘겨진 아기가 아버지와 무사히 재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20일(현지시간)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군 병사들에게 넘겨지는 사진에 촬영된 아기가 아버지와 재회해 공항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 해병대 대변인 짐 스텐거 소령이 NBC 기자에 보낸 성명서를 인용해 아기는 아버지와 만났고 공항에 안전하게 있다고 전했다.

NBC 지오프 베넷 기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스텐거 소령에 따르면 이 사진 속의 아기가 아버지와 재회했다"고 밝혔다. 사진 속 푸른색 계열의 셔츠를 입은 아버지는 수많은 인파가 몰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의 아기를 담장 너머 미군에게 넘기고 있다.

스텐거 소령은 성명에서 "영상 속 아기는 현장에서 치료시설로 옮겨진 뒤 의료인들의 보살핌을 받았다"며 "아기가 아버지와 재회했고 그들이 공항에서 안전하게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동적인 상황에서 신속한 결정을 내린 해병대의 전문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에 함락된 후 아프간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사의 탈출을 하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엔 일부 부모들이 아기라도 살리기 위해 카불 국제공항 철조망 너머 경비를 서는 외국 군인들에게 아기를 건네는 장면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아프간인들은 "아기라도 살려달라"는 외침과 함께 아기들을 철조망 위로 던졌다. 일부 아기들은 운 좋게 군인 손으로 건네졌으나, 일부는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걸려 다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따르면 지난 15일 아프간 정부가 항복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1만8000여명이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군 철수 시한이 지나면 미군이 주도하는 카불 공항 경비가 약화할 것을 우려해 다른 국가들도 시민 구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어려움은 여전한 상황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카불의 상황이 여전히 어렵고 예측불허"라며 "가장 큰 난제는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카불 공항에 들여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탈레반에 카불을 빠져나가려는 외국인과 아프간인들의 안전한 출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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