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일 대표/묘향산서 회담/관계개선ㆍ배상문제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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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가네마루 가이후 「총재자격」 사죄 친서 전달
【동경=방인철특파원】 북한을 방문중인 자민ㆍ사회 양당 대표단 가네마루(김환),다나베(전변) 양 단장과 김일성 주석간의 3자회담이 26일 오전 묘향산 휴양소에서 열렸다고 일본신문들이 보도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일­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최대 현안인 일본의 식민지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문제를 두고 정치적 절충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이에 앞서 25일 오전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열린 제1차 정치회담에서 가네마루 단장은 식민지지배에 대한 사죄의 뜻이 담긴 가이후(해부) 일본 자민당총재의 친서를 김일성 주석에게 전달키로 하는 한편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결단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혀 김일성­가네마루회담에서 일­북한 관계개선의 일괄타결에 의욕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수대회담에서 일본측은 국교정상화를 전제로 배상협상에 임하겠다던 당초 방침에서 후퇴,구체적 문제는 양측 연락사무소를 통해 처리할 것을 제의했으나 북한측은 국교정상화 이전상태에서는 정부간 교섭에 응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가네마루 단장은 국교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북한의 대일청구권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정식 표명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상호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일­북한간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제18후지산호 문제에 대해 양측이 격론을 벌였으며 이번 방문기간중 이 문제에 대해 결론짓기로 원칙적 합의를 보았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한 고위관계자는 가네마루 단장이 북한측에 국교정상화 이전에 일본이 배상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한 데 대해 『가네마루씨의 개인적 입장에서 제시한 것』이라고 말하고 『경제협력은 국가와 국가의 관계가 시작되는 시점에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일본정부의 기본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대표단은 26일 김일성 주석과의 회담을 위해 25일 밤 평양 동북쪽 약 1백50㎞ 떨어진 곳에 있는 휴양지 묘향산에 기차편으로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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