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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226억원 범죄 혐의 영장 기각 도저히 납득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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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론스타의 '론'(lone)이 외롭다는 뜻 아닌가. 더 이상 (법원이) 검찰을 외롭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3일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했다. 하지만 얼굴에 웃음은 없었다. 그는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법원도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법원을 겨냥했다. 또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밝힌 이유에 대한 반박에 30분 넘는 시간을 할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기각된 영장을 그대로 재청구했는데.

"하도 납득할 수 없어서 그랬다.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검찰은 이날 오전 1시에 기각된 론스타 관계자들에 대한 체포.구속영장을 문구 하나 고치지 않고 다시 청구함.)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주지 않을 것 같은데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하나.

"검찰 입장에서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는 꼭 구속해 수사해야 할 사람이다. 혐의를 하나도 시인하지 않고 있다."(※검찰은 유씨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보강자료를 첨부해 영장을 다시 청구할 계획임.)

-법원이 잘못 판단했다고 보나.

"법원 스스로 범죄 사실 자체는 충분히 소명됐다고 했다. 그런데도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226억원)에 달하는 범죄혐의자의 영장을 기각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법원은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유씨가 외환카드의 감자(減資) 계획을 발표해 주가를 떨어뜨린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밝혔음.)

-법관 한 명의 판단으로 기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우리는 충분히 소명했다. 법원이 왜, 누구를 위해 그랬는지…."

-법원의 기각 결정을 '코미디'라고 했는데.

"기각 결정 전화를 받고 저도 모르게 한 말인데,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고 실제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코미디'라는 표현을 썼나.

"적법절차 준수하고 모든 여건 구비해서 청구한 압수, 계좌추적 영장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기각되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얼마나 무책임한가."

-이번 사태의 책임은 법원에 있나.

"진실 규명을 검찰만의 책임으로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 진실이 왜곡되면 법원도 책임을 져야 한다."

-조관행 전 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수사 이후 영장 기각이 늘었다는 시각도 있는데.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에…."(※검찰은 법조비리 사건에서 차관급이었던 조씨를 구속한 데 대해 법원이 불만을 갖고 영장을 잇따라 기각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음.)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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