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강버스추락때 아내ㆍ외아들 잃어 30대교사 장례날 목매 자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사랑하는 처자있는 하늘나라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잃고 사느니 차라리 그들이 가있는 저 하늘로 가겠다.』
15일 오전5시40분쯤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하리 고대부속 여주병원 뒤편에 있는 전신주에 1일 섬강교 시외버스 추락사고로 부인ㆍ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서울 덕수상고교사 장재인씨(31ㆍ서울 능동 252)가 유서를 남긴채 목매 숨졌다.
장씨가 숨진 곳은 부인 최영애씨(30)와 아들 호군(4)의 사체가 안치돼 있는 병원부근으로 장씨는 이날 처자식의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
장씨의 부인 최씨는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내면고 불어교사로 재직해 왔으며 주말인 1일 외아들 호군을 데리고 남편을 만나기위해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던중 섬강교에서 버스가 추락,모자가 함께 숨졌다.
장씨는 사고직후 학교에 연가를 내고 여주 사고현장에서 경찰의 시체 인양작업을 지켜봐왔다. 이들부부 교사는 부인 최씨가 지난해 3월부터 내면고에 근무케되면서 별거,그동안 부인 최씨가 주로 주말을 이용,호군을 데리고 서울로 가 장씨를 만나고 돌아가곤 했었다.
장씨는 사고직후 평소 과묵한 성격에도 불구,충격을 이기지못하고 비탄에 빠져있었으며 특히 생존자들로부터 사고당일 부인 최씨가 자신은 살수 있었는데도 호군을 구하려다 함께 변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더욱 슬픔을 가누지 못해왔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사고 당시 최씨는 아들 호군을 버스에 함께 타고있던 청년들에게 안겨주며 데리고 나가줄것을 부탁한뒤 자신은 헤엄쳐 나왔다가 아들이 없는 것을 알고는 남해군을 구해야 된다며 다시 뛰어들었다 변을 당했다.
장씨부부는 공주사대 선ㆍ후배사이로 대학시절부터 사귀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지난해 8월6일 서울 향군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렸었다.<수원=이철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