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간걸리나 현실성있다”/소 티타렌코의 「국제적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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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북한 고위급 정기적 만남 화해에 기여/미군ㆍ핵 철수도 미 포함 3자가 해결해야
남북한간에 총리회담이 개최되는등 한반도 통일문제가 국제적인 뉴스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하일 티타렌코 소련 과학아카데미 극동문제연구소장이 「한반도통일­국제적 시각」이란 글을 노보스티통신에 기고,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은 티타렌코박사의 기고문 전문이다.<편집자주>
【모스크바 노보스티=연합】 현재의 세계 상황,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상황은 한반도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아시아와 극동지역의 정치및 군사전략상의 새로운 긍정적 요소들은 ▲미ㆍ소관계의 전반적 개선분위기 ▲유럽의 상황 변화 ▲군축협상의 진전 ▲소련과 중국등 일부 아시아국가들에서 정책상의 현실주의 대두등과 관련이 있다.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궁극적 목표인 통일이 비록 임박하지는 않았으나 상당히 현실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남북한 고위및 최고위급간의 정례회담은 확실히 화해와 통일에 기여할 것이다. 양측은 이같은 회담 과정에서 무력사용 금지와 신뢰구축,비무장지대의 평화지역으로의 점진적 전환 등에 관해 합의에 도달,협정들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남ㆍ북한의 불가침선언,양측 군대의 단계적 감축,한반도의 비핵지대화 등은 폭발지경에 있는 한반도에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계 전체와 동북아시아의 정치ㆍ군사적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한반도문제의 해결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접근방법이란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1,우선 다음 두가지 주요요소를 포함한 한반도 현실의 인정이다.
(가)2차대전후 분단의 결과로 한반도는 서로 다른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체제와 국제관계를 가진 남북한이 지난 40년간 독자적으로 존재해왔다는 사실이다. (나)조국의 평화적ㆍ민주적,그리고 자주적 통일을 위한 남북한 국민들의 노력에 대한 존경이다.
2,통일을 위한 남북한 국민들의 노력은 국제사회 모든 성원들의 독자적인 발전과 평화공존원칙에 입각한 남북한 자체간의 발전에 장애가 아니며 또 될 수도 없다는 점이다.
3,화해의 과정과 신뢰의 성장,대화로의 이행을 확대하며 이 대화를 또 동서간의 관계에서 각 국민들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이해관계의 균형에 입각한 협력과 상호작용으로 진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4,한반도의 안전과 평화에 대한 국제적 보장은 남북한이 모두 참가하는 다자간회담에서 이룩된다면 능률적이 될 것이다.
5,한반도로부터의 미군및 핵무기 철수문제는 이 지역 상황의 전반적 사태발전과 미국및 남북한간 3자회담의 맥락에서 고려되고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 다섯가지 원칙이 분쟁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연구자들과 정치인들의 건설적인 토론에 한 기초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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