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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위원의 MLB 리포트] '다저스엔 선발 자리가 없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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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일부 절제 수술을 받았음에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등판으로 건재를 과시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던 박찬호(33)가 25일 2006시즌을 마친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아내 박리혜씨와 함께 28일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귀국하는 그는 이번 겨울 최고의 관심사인 '샌디에이고와의 재계약 여부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어떤 구단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를 묻자 오히려 "팬들께서 어떤 팀으로 가는 것을 원할까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데뷔 후 두번째로 자유계약선수(이하 FA) 가 된 박찬호는 계약과 관련해 이미 며칠 전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회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찬호와 그의 회사인 'PSG 그룹'이 메이저리그 100승을 기념해 순은(純銀) 99.9%로 한국조폐공사에서 무게 31.5 그램의 은제 메달 3개가 담긴 기념품을 특별 제작한 것으로 처음 밝혀졌다. 박스 포장에 '메이저리그 100승 기념

(The 100th Win Commemoration of Major League Baseball)'이라고 명시돼 있다. 1994년 빅리그에 데뷔한 박찬호는 텍사스 시절이었던 지난해 6월4일 캔자스시티 원정 경기서 통산 100승고지에 올랐다. 12년 동안 280경기에 등판해 1518.1이닝 동안 2만5208개의 공을 던지며 달성한 100승이다. 다음은 박찬호와 나눈 얘기들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아직 백일이 안된 딸 '애린(厓璘)'을 바라보고 있으면 언제 하루가 지나가는 지 모른다. 어제는 아내가 일 때문에 외출을 해서 하루 종일 딸을 돌봤다. 울면 달래는 것이 정말 힘들다. 이틀 전엔 피터 오말리 전 LA 다저스 구단주 부부를 만났다. 자주 뵙고 좋은 말씀을 듣고 있다."

-귀국 때 딸도 동행하는가.

"아니다. 너무 어려서 장시간 비행이 좋지 않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간다."

-팬들은 과연 내년 시즌 어디서 뛸 지 무엇보다도 궁금해 하고 있다.

"어느 팀으로 가면 좋겠는가? 스캇 보라스와 미팅을 했다. 그런데 집(마리나 델 레이)이 있는 LA 다저스에는 선발 자리가 없다.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어느 팀과도 계약을 하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샌프란시스코는 어떤가.

"가까워서 좋다. 물론 생각일 뿐이다.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배리 본즈에게 홈런을 안맞아서 더 좋겠다(웃음). 이제 본즈를 상대하는 법을 깨달았기에 걱정없다. 커브로 헛스윙 시킬 수 있다."

-건강은 완전히 회복했는가.

"이제는 고기든 뭐든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수술 직후에는 서서 다리를 내려다보면 무릎이 훤히 보일 정도로 근육과 살이 빠졌다. 더 야구를 할 수 있을까도 의심스러웠다."

-등판을 고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검사를 거부하고 등판 준비를 위해 집으로 갔다. 그런데 우디 윌리엄스가 전화를 걸어 "가족과 태어날 딸을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화장실에 갔을 때 또 많은 피를 흘려 오후 3시가 돼서 선발 등판을 포기하고 병원으로 다시 갔다."

-수술은 어떻게 했는가.

"배꼽과 허리 양쪽 아래 부분 등 3곳을 뚫어서 무엇인가를 집어 넣고 수술을 했다. 마취에서 깨니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언제 다시 LA로 돌아오는가.

"한국에서 여러 일이 있어서 당분간 머물러야할 것 같다."

미주중앙일보
신문발행일 :2006. 10. 27 / 수정시간 :2006. 10. 26 2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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