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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행 화물 인근 항구서 방황/긴장국면 계속되는 중동사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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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성ㆍ어린이 석방 밝힌건 교란책”/후세인 회견방영 미서 찬반논쟁
이라크가 화전양면작전으로 사태의 평화적 해결가능성을 보이고 있음에 반해 미국은 협상가능성을 일축,사태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어 페르시아만엔 여전히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는 「인질의 무기화」를 계속 추진,억류중인 인질들을 국내 주요시설 등에 분산 수용하는 한편 부녀자ㆍ어린이에겐 출국을 허용하는 조치를 내리는 양면작전을 펴고 있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서방언론 특히 TV를 통한 선전전에 주력,서방국 TV에 자주 등장하며 적의 후방을 교란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서방국가 특히 미국에선 이런 TV방영에 대한 찬반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9일 프랑스에서 방영된 TV회견에서 『미국은 이라크와 3개의 전선에서 싸워야하기 때문에 이라크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
지난 2일 쿠웨이트 침공이래 서방언론과는 처음으로 프랑스 TV TFI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미국은 3개의전선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먼저 이라크군을 섬멸하고 이라크경제를 박살내고,그리고 이라크정부를 파괴해야 할 것이다. 이 세가지중 하나만으로는 승리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자신이 아랍세계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는 비난이 근거없는 억측이라고 말하고,이라크군과 국민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알라신에 대한 믿음 다음으로 절대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신변안전 문제에 대해 최근 자신의 거처를 자주 바꾸고 있다고 말하고 『한군데 계속 머무르면서 적으로부터의 폭격을 기다릴 바보가 있겠느냐』고 반문.
○…더글러스 허드 영국 외무장관은 29일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에 억류된 외국인질들을 무기삼아 「고양이와 쥐 전술(항상 상대를 앞지르는 위해 계략을 쓰는 전술)」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영국 항공기들은 이라크가 여성과 어린이 인질들을 석방할 경우 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대기할 것이라고 발표.
허드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 상황은 쫓고 쫓기는 고양이와 쥐의 게임과 같다』면서 『후세인의 목적은 인질들을 계속 인간방패로 삼으려는 것이나 그는 억류된 인질들 가운데 약간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석방함으로써 현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
허드 장관은 그러나 이라크가 여성과 어린이들을 석방할 것에 대비,영국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
○CNN 생방송 말썽
○…지난 28일 미 CNN­TV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이라크에 억류된 서방인질의 대화장면을 생방송한 것과 관련,미국에서는 『미 TV가 이같은 장면을 생방송해야 하는가』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3대방송사인 NBCㆍABCㆍCBS는 이 방송을 생방송으로 보도하지 않고 일부분만 녹화방송했다.
NBC­TV의 보도국 부국장 보브 맥파랜드는 『우리는 이라크가 이같은 방송을 내보낸 첫날부터 완전한 선전책동으로 파악하고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측은 후세인 대통령과 서방 인질과의 대화는 생방송할만한 충분한 중요성이 있는 것이라고 반박.
○인접국 항구에 쌓여
○…당초 쿠웨이트로 가기로 돼있던 각종 화물들이 금수조치 때문에 쿠웨이트로 가지 못하고 아부다비ㆍ두바이항 등 페르시아만 지역의 다른 항구에 계속 쌓이고 있어 화물소유권과 대금지불 등 법적문제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이들 항구 부두에는 수백만달러 상당의 육류ㆍ초컬릿ㆍ의료장비 등이 썩고 녹아가는 채로 방치돼 있는데 한 관리인은 『이들 물품의 주인이 누군지 알아내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고 하소연.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외국인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허락과 함께 정부의 허가도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에 파병된 미군병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신부를 맞이할 가능성은 없다고.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은 『남들은 우리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자유에 대한 정의에는 차이가 있다』며 자신들의 행동이 종교와 문화에 의해 제약되는 것을 수긍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대부분의 목표는 남편감을 고르는 일이나 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서는 강한 회의를 갖고 있다고 지적.
○미 수송기 작전중 추락
○…페르시아만 군사작전에 참가중인 미 공군의 C5A 갤럭시 수송기 한대가 29일 서독에서 추락,17명의 탑승병사 가운데 13명이 사망,「사막의 방패」작전 시작이래 최대의 인명피해가 발생.
사고기는 이날 의약품과 식량ㆍ정비장비 등을 싣고 프랑크푸르트 서쪽 람슈타인 공군기지를 출발,20분 거리에 있는 인근 라인 마인공군기지로 갈 예정이었으나 이륙직후 활주로 끝 수백m 지점에 있는 들판에 추락했는데 사망자 모두가 텍사스주 산 안토니오에 있는 켈리 공군기지에서 온 병사들이다.
○부시연설 녹음에 분주
○…미군 공보장교들은 29일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부시 대통령의연설이 전파문제로 사우디에 배치된 대부분의 미군 병사들에게 전달되지 못하자 이 연설을 녹음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로 복사하느라 분주.
한 공보장교는 『미군의 라디오 및 TV방송이 사우디주둔 미군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나 공보요원들이 이들 방송을 열심히 복사해 각 부대에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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