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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쓸수 있는 폐자원 많다/회수→재활용 실태를 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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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반이상 버려 연 1조2백억 낭비/고철 모아쓰면 에너지소비 35%로 줄어/빈병 잘안걷혀 중국서 소주병 사오기도
중동사태를 계기로 원유등 에너지자원의 절약과 각종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처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회수하면 다시 쓸 수 있는 폐지ㆍ고철 등 생활폐기물은 전량회수됐을 때 생산공장납품 단가로 계산할 경우 자그마치 2조2천1백68억원어치나 된다.
그러나 이중 회수되는 것은 금액기준으로 고작 46.4%인 1조2백86억원어치 뿐이다. 나머지 1조1천8백82억원어치가 버려진 채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면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표참조>
우리의 폐기물이 자원으로 변하는 경로는 선진국에 비해 너무나 전근대적이고 비효율적이다. 고물상 수집에서부터 생산업체에까지 이르는 유통과정이 복잡하고 중간마진도 많아 수거종사자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적어 수거의욕을 감퇴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픔목은 수입에 의존하는 등 이중 낭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폐지◁
폐지 1t은 나무 20그루에 해당하므로 그만큼 원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폐지를 이용해 신문용지등을 만들경우 드는 전기에너지는 t당 3백∼4백kwh로 목재펄프 사용때(1천2백∼1천8백kwh)의 4분의 1정도다.
그러나 제지 원료로서의 국산폐지사용률은 50%수준이다. 지난해 모두 2백94만3천t의 폐지가 원료로 쓰였는데,이중 45%인 1백32만4천t(2억7천2백23만7천달러 상당)은 미국등지에서 수입해다가 썼다.
제지업계는 국내폐지가 질이 나쁘고 불순물이 끼어들어 일정 한도이상은 쓸 수 없어 수입폐지를 써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국내폐지 수집업계는 국내폐지값을 내리기 위한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폐지는 ㎏당 평균 47원선에 수집돼 90원선에 펄프공장에 납품되고 있다.
▷빈병◁
85년 12월부터 소주병과 같이 작은 것은 20원,맥주병등은 30원씩 빈병을 갖고오는 소비자에게 환불해 주는 빈병보증제도가 실시되면서 그 회수가 본격화됐다.
맥주ㆍ소주ㆍ음료수병 등은 깨끗하게 세척돼 다시 사용되지만,다른 병은 색깔에 따라 나뉘어 잘게 부서져 카렛(유리제조 원료)으로 사용된다.
유리병을 만들때 카렛은 35∼60% 쓰이는데,카렛사용량을 1% 증가시킴에 따라 이를 녹이는 용융에너지를 0.35% 줄일 수 있어 그만큼 기름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만해도 92%에 이르던 회수율이 최근 87%정도로 뚝 떨어졌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생활형편이 나아지자 개당 20,30원을 받으려고 무거운 빈병꾸러미를 들고 가게에까지 가는 수고를 꺼리는 경향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유리병 생산업체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이른데다 빈병수집 또한 여의치 않자 진로의 경우 중국산 동성 유리공장에서 2천5백만개(16억5천만원 상당)의 소주병을 들여오기로 했다.
▷고철◁
폐기처분되는 기계류나 내구성소비재,헐리는 건물로부터 회수되는 것인데 회수율이 고작 34.2% 수준으로 낮다.
지난해 국내 13개 전기로 철강업체가 원료로 쓴 고철은 모두 1천34만t이었는데 이중 6백25만t만이 국내 고철로 충당됐다. 39.5%에 이르는 나머지 4백9만t(7억1천7백16달러상당)이 수입돼 사용됐다.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제조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조강 1t당 4백52만킬로칼로리인데 반해 재생원료를 쓸 경우에는 1백59만킬로칼로리로 에너지 소비량이 35%정도로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폐타이어◁
연간 7백만개 이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버스등에서 일부 재생타이어를 썼을 뿐 재활용 실적이 낮아 그 처리문제가 심각하다.
▷폐비닐◁
자원재활용차원뿐만 아니라 그냥 버려둘 경우 수십년동안 분해되지 않고 가스를 내뿜기때문에 환경보호차원에서 수거가 더욱 요구되는 폐기물.
재생플래스틱업체에서 함지박ㆍ정화조ㆍ쓰레기통ㆍ육묘상자ㆍ건축자재 등을 만드는데 쓰는데,지난해 2만7천t(1천2백만달러 상당) 정도가 수입됐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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