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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단 대북보고문 50여개 대선 동향 담겨

중앙일보

입력

386세대 운동권 출신 간첩 사건으로 구속된 '일심회' 총책 장민호(44) 등 5명이 북측에 전달한 대북 암호 보고문에 야당 유력 대선후보 및 여권 고위층의 동향과 군, 재야단체 관련 고급 정보들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이 전한 보고문이 최소 46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문건 중에는 장민호가 올 초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보고한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와 관련한 동향과 일심회의 '사업 정형보고'(일종의 사업계획서)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북측이 내년 대선에도 영향력을 끼치려 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지령 내용과 매년 사업계획, 암호 문건에 표현된 관련자들의 행적 등을 해독.분석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29일 "이미 법원에 제출한 4 ̄5건의 문건 이외에는 구체적인 의미가 해독되지 않았다"면서 "공개되지 않은 암호문 중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내용이 많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미 컴퓨터와 소형메모리칩(USB), CD 등에서 확보한 46건 중 극히 일부인 4 ̄5건만 암호를 풀어 지난 28일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0.구속) 등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법원에 증거물로 제시했다.

문건은 북한 핵실험 이후 민노당 내부 및 각계 동향, 2005년 윤광웅(尹光雄) 국방부장관 해임결의안 무산 배경과 경위, 5.31 지방선거 때 열린우리당을 지원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낙선시키는 방안, 환경단체를 동원한 반미투쟁 확산 방안 등이다.

당국은 앞서 구속된 이정훈(42) 전 민노당 중앙위원과 사업가 손정목(42)이 베이징에서 북한 조선노동당 대외연락부 김정용 과장을 최소 2회 만나고, 최기영이 작년 8월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급) 유기순을 만난 혐의를 잡고,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이.손.최 등의 역할 등을 추적하고 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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