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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고장에선] 어려운 경제… 주부 취업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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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주부 김모(34.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씨는 최근 YWCA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았다.

그녀는 산후 조리를 배우고 있으며 수강이 끝나면 하루 3만원씩 받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경제가 어려워 지면서 각 지자체와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취업강좌에 주부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 어떤 강좌가 있나=여성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전주 YWCA 여성인력개발센터는 13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NIE 지도사▶구연동화 지도사▶간병인▶산후조리사▶노인생활 관리사▶포장 코디네이터▶가사 도우미▶한식 조리사▶아동미술 치료사 과정 등이다. 내년 3월에는▶파티 풍선 아티스트▶떡 한과 조리사▶일식 조리사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광주YWCA 여성인력개발센터도▶제과제빵▶한식 조리사▶양식 조리사▶출장 요리사▶피부 관리사▶퓨전우동 전문점 과정 등을 운영 중이다. 이들 과정은 짧게는 1주, 길게는 4개월 과정이다.

대부분 매주 2~3일씩, 하루 2~3시간 수업을 진행하며, 수강려는 3만~24만원이다.

전주.군산.익산 지방노동사무소는 반찬 전문가 강좌를 운영 중이다. 3개월 동안 월~금요일 오후 1~4시에 가르치며, 수강료는 없다.

광주 북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파티 플래너▶웨딩 플래너▶요술풍선 자격증반▶미술 치료사 강좌 등을 열고 있다. 광주 여성발전센터에는 한복.홈패션.현대의상.꽃꽂이 등 7개 강좌가 있다.

광주시는 취업알선 업체 '잡 코리아'와 함께 지난 6월부터 인터넷 여성취업 사이트 '광주여성취업센터(gjwoman.jobkorea.co.kr)'를 운영하고 있다.▶기업체의 구인.채용정보▶구직자의 이력서.경력.희망 연봉 등을 올리는 인재정보▶취업뉴스.면접이미지 컨설팅을 담은 취업가이드 등으로 꾸며져 있다.

◇ 어떤 여성들이 몰리나=전주 여성인력개발센터는 매강좌마다 20여명씩을 선착순 모집하는데 5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광주 취업강좌 수강생의 대부분은 30~50대 주부들로 80% 가량이 모자(母子)가정 가장이다. 전주지방노동사무소의 반찬 전문가 과정 수강생도 50명중 70%가 30~40대 여성 가장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들어서는 자녀들의 학원비 등 사교육비를 보충하기 위해 수강받으러 오는 주부가 늘고 있다.

강모(43.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씨는 "건설회사에 다니는 남편의 월급이 적어 세 아들.딸의 학원비라도 보태고자 간병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취직하지 못한 여성들도 있고, 보험회사.책 판매 영업사원 등을 하면서 더 나은 '벌이'를 원해 준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 일자리 알선도=전주 여성인력센터는 강좌 수료자들을 회원으로 관리한다. 인터넷 등으로 가정 도우미 등 사람을 필요로 하는 가정.업체들의 접수를 받아 회원들을 소개해 준다. 이같은 일자리 알선은 하루 평균 3백명 정도며 일당은 3만~4만원을 받는다.

주부 취업 강좌를 5년째 운영하면서 정규직으로 취업시킨 사람도 2백여명이나 된다.

소규모 창업을 한 여성들도 1백명 이상이다. 광주 여성인력개발센터도 올들어 1천2백여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줬다.

이순복(41.광주시 동구 산수동)씨는 "지난 7월 여성인력개발센터 취업강좌를 수료한 뒤 외식업체에 출장요리사로 취직해 자녀들의 학비를 벌고 있다"고 말했다.

각 지방 노동사무소들은 수강생들의 일자리 알선은 물론 창업 때 자금 융자 등을 돕고 있다.

노주영 전주 여성인력개발센터 간사는 "최근 일자리를 원하는 주부는 많지만 인력을 구하는 곳은 적어 인터넷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자리 알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 말했다.

서형식.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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