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멜로 첫 도전" 드라마 '로즈마리' 작가 송지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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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된 거죠. 사람들은 잊고 지내지만 오늘 하루, 살거나 죽을 확률은 반반 아닌가요."

'모래시계'의 작가 송지나(44)씨가 정통 멜로물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宋씨는 29일 첫 방송하는 KBS-2TV 수목드라마 '로즈마리'에서 어느 날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평범한 여성이 남편과 자녀를 남겨두고 떠나는 가슴 저린 이야기를 그려낸다.

27일 열린 시사회에는 정연주 KBS 사장이 이례적으로 참석, "드라마 애호가로서 평소 좋아했던 宋작가의 작품을 방송하게 돼 영광"이라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여명의 눈동자''대망'등 여성작가로는 보기 드물게 선이 굵은 드라마를 주로 집필해온 宋씨로선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물은 새로운 영역에 해당한다.

"예전의 드라마들은 에피소드 몇개로 술술 써갈 수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스토리가 없어요.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가족이 어떤 의미며, 사랑이 무엇인지를 말해보고 싶어요."

이 작품을 위해 宋씨는 시한부 인생을 다뤘던 20여개의 영화.드라마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 암투병 환자들의 얘기를 취재하기도 했다. "의사로부터 암 진단을 받는 순간 대다수 여성 암환자는 '좀 있다 수술하면 안 되나요. 우리 아이, 좀 있으면 방학인데…'라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대요. 그게 여자들이에요."

공교롭게도 김수현 작가가 집필 중인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 역시 시한부 인생을 다루고 있다. 시청자들로선 당대 최고로 불리는 두명의 드라마 작가가 과연 어떻게 삶을, 그리고 죽음을 바라보는가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제가 존경하는 김수현 선생님과 비슷한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풀게 돼 굉장히 설레요. 金선생님이 개인 홈페이지를 열었다고 해서 인사를 드렸더니 답장 메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힘내라'고 하셨어요."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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