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뉴타운 고분양가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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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은평뉴타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명박 전 시장을 맹공했다.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 전 시장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더라도 대부분 은평뉴타운을 질의 내용에 포함시키면서 '이명박 때리기'에 나섰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중교통체제 개편, 지하철 적자 가중 등을 언급하는 등 뉴타운 문제를 피해 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 이명박 전 시장 맹공=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은 국감에 앞서 돌린 보도자료에서 이명박 전 시장을 걸고 들어갔다. '이명박 전 시장은 생색+대권후보, 오세훈 시장은 얼떨결에 덤터기' '이명박 전 시장 휘하의 서울시 주택정책을 반성한다' 등 자극적인 문구를 자료 첫 쪽에 넣었다.

박 의원은 실제 질의에서도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가 최근 분양한 아파트보다 은평뉴타운 분양가를 61% 높게 책정한 것은 이명박 전 시장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이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다 보니 과도한 토지보상비를 지급했고 그에 따라 분양가가 비싸졌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일부 지역에서는 감정가의 20~30배에 이르는 토지보상비를 받았다는 얘기도 나돈다"며 "이런 지적에 동의하느냐"고 오세훈 시장을 다그쳤다. 오후 질의에 나선 같은 당 장경수 의원은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은 서울의 주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보다는 이 전 시장의 대권전략으로 나온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 오 시장 '모범답안' 대응=예상문제인 뉴타운 사업에 대해 오 시장은 "이 전 시장이 인기를 얻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라, 서울시의 토지 이용에 한계가 온 상황에서 장기적인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리고 "은평뉴타운의 경우 그린벨트를 해제한 뒤 서울시가 토지를 매입해 개발하는 공영개발 방식 특성상 비용이 비싸질 수밖에 없지만 다른 뉴타운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재철(한나라당) 의원이 "서울시 신청사 설계안의 변경 과정에서 30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공격하자 "문화재위원회에서 신청사 설계안이 부결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설계 과정에서 덕수궁을 고려했는데 평가받지 못한 것 같다"며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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