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의 전문가 진단|전술 감각 "0점" 공수 못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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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김정남씨 (유공 감독)>
개인기·노련미 등에서 역시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단연 정상급이다. 문제는 강한 전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 하는 전략·전술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와 싸운 북한·중국·일본 등이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는 작전을 주로 구사한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우리가 기본적인 전력의 현격한 우세에도 불구하고 완승을 거두지 못한 것은 전략·전술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3일의 결승전 경우 중국 선수의 퇴장과 선취 득점 후 적극적인 공세로 추가 득점을 노려 경기를 낙승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을 스스로 공격 템포를 늦춤으로써 고전의 수렁에 빠져버린 것을 두고 여러 사람들이 『우리 대표팀은 전략적 능력에선 백치』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에 전적으로 항변하기 어려울 정도다.
북경 아시안게임에서도 이같은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짐에 따라 여기에 대한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박종환씨 (일화 감독)>
훈련기간이 짧은데도 이유가 있겠지만 여전히 조직력과 체력에 문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몇몇 선수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단순한 플레이가 여전하며 다양한 전술·전략이 눈에 띄지 않았다.
짧은 패스에 의한 중앙 돌파나 스피드로 좌우 측면을 돌파하는 것은 어느 팀이나 할 수 있는 전술이지만 빈 공간을 이용하는 대각선 공격이 때로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양풀백의 오버래핑이 너무 잦은 것은 오히려 수비에 허점을 노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결정적인 기회에 한두번 시도하는 것은 무리가 없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미드필더들이 돌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미드필드에서부터 압박 수비를 구사, 상당한 효과를 보았는데 이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후반 체력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체력 보강이 시급하다.

<조광래씨 (대우 코치)>
김주성을 최전방으로, 최순호를 2선으로 끌어내려 선수들의 개인기량을 극대화시킨 것이라든지, 스피드와 공간을 활용하는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 즉 리듬을 살리는 플레이는 여전히 미숙했다. 불필요한 횡패스가 많았으며 쓸데없이 스토링하는 플레이는 여전했다.
수비에 허점이 자주 노출한 것은 미드필드의 수비가 너무 쉽게 무너지기 때문인데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의 구분을 보다 명확히 해야한다.
미드필드에서 MF들이 철저하게 지역 방어를 펼치면서 체력을 비축, 역습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을 갖추어야하며 양 풀백의 오버래핑보다는 MF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있어야한다.
코칭스태프에서는 3-5-2의 전형을 쓰고 있다고 하나 실제로는 5-3-2가 오히려 정확한 것 같다. 정용환 윤덕여는 오히려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공격 숫자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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