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원유 확보 “비상”/업계,중동사태 대책마련 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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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5개 종합상사 선적 전면보류/해운업계 연료절약책 총동원
국내 업계가 중동사태에 따른 대책 마련에 비상이다.
무역ㆍ건설ㆍ정유업등 이라크ㆍ쿠웨이트와 직접 수출입교역을 하고 있는 업체는 물론 해운ㆍ석유화학 등 에너지비중이 높은 업종과 증권업계등도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등에 대한 분석 및 대응책마련에 분주하다.
종합상사와 현지 진출건설업체들은 특히 현지에 주재하고 있는 자사직원의 신변안전문제에 긴장하고 있고 정유사들도 원유수입 중단에 따른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쿠웨이트에 지사를 둔 삼성ㆍ현대 등 5개 종합상사들은 긴급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수출선적을 전면 보류하는 한편 사우디등 타지역으로의 사태확대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사태발생직후 현지 근무직원들에게 일절 활동을 중지하고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긴급지시했으나 3일 새벽부터 현지와의 통신이 일제히 끊겨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등 인근지사를 통해 매시간 전화를 걸게해 간접적으로 안전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철수대책도 마련중이다.
쿠웨이트ㆍ이라크에 진출해 있는 국내건설업계도 공사를 일단 중단시키고 해외건설협회에 임시대책반을 설치,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특히 자체적으로 긴급대책반을 설치하고 피랍근로자의 석방교섭을 현지대사관을 통해 벌이는 한편 실종된 직원2명의 소재파악에 노력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들 지역으로부터의 원유도입이 중단될 경우에 대한 대체원유 확보방안을 찾고 있다.
3일 이미 쿠웨이트로부터 들여올 예정이던 1백30만배럴가량의 원유도입이 펑크난 극동정유는 우선 자체재고(한달치 가동물량)로 버티어 나가는 한편 4일 유개공에 긴급원유 임차신청서를 제출한데 이어 미주등 기타지역으로의 원유도입선 다변화를 추진중이다.
유공등 다른 정유사들도 회사별로 대책회의를 갖는 외에 「5개사 합동회의」를 열고 정부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연료비 비중이 15%가 넘는 해운업계의 경우 이번사태가 유가인상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기름이 적게 먹는 선박구입 및 기름값이 싼 급유 기항지를 물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이번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유가시대를 맞게될 계기가 될수도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제품생산에 필요한 전기ㆍ연료비용 부담의 증가는 물론 원자재인 나프타자체가 석유를 원료로 한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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