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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낚시-월척 꿈꾸며 더위 잊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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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바캉스 낚시철이 돌아왔다.
올 여름은 어느 때와 달리 계속된 장마로 댐들이 수문을 열면서 향어 떼가 쏟아져 나오는 등 민물 낚시도 풍어를 이룰 전망이다. 최근청평댐과 소양댐에서는 초보자들이 20∼30수씩 월척급 향어와 쏘가리를 낚았다는 어신이 들려오고 서해안 무창포에서는 보구치가, 비인에선 도미가 주초부터 솟구치기 시작했다.
낚시인들에게 여름 휴가는 마음먹고 실컷 낚싯대를 휘둘러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요즘에는「꾼」이 아니더라도 피서 행에 간단한 낚시 장비를 챙기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가족 동반일 경우는 낚싯대가 거의 필수 준비품목이 될 정도. 이맘때에는 바다·강·호수·계류 등이 모두 황금 낚시터로 변해 주말은 물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쾌보를 전해 오고 있다.
피서지에서 가족 낚시의 오붓한 즐거움도 그만이지만 계곡과 바닷가에서 싱싱한 해물을 덤으로 맛볼 수 있는 것도 바캉스 낚시가 주는 매력.
동해안의 가자미 낚시를 비롯해 서해안의 우럭·보구치·남해는 감성돔·노래미 등이 이제부터 8월말까지 피크를 이뤄 피서지 휴가객들의 입맛을 돋우게 된다.
그런데 일부에선 바캉스 낚시하면 무조건 낚시 재미만을 노려 고기 많은 낚시터를 물색, 남획하려 듦으로써 행락 분위기를 망치는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휴가여행은 건강을 위한 휴식이 우선이기 때문에 낚시터와 피서지를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사단법인 전국 낚시 연합회의 김쌍룡 전무이사 (60)는 『바캉스 낚시가 일부 몰지각한 행락객들에 의해 자연 훼손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고 『전기 기기 사용 등 지나친 남획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김 전무는 또 바캉스 낚시는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면서 『피서 낚시 코스는 조황이 강수량과 기압골에 그게 영향을 받는 점을 감안, 일기예보를 듣고 낚시 연합회 ((02)(540)3934)의 추천을 받아 현지 사정을 알고 가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다행히 국내 휴가지들은 대부분 주변에 낚시터를 끼고 있어 장소 물색에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해수욕장과 민물 낚시터가 함께 있는 곳은 동해안의 송지호, 강릉의 경포대 해변, 주문진의 향호, 삼척 맹방·용화의 초당 저수지 등과 서해 안면도의 방포, 학암포의 삼봉 해수욕장, 변산반도의 격포 해수욕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피서지는 낮에 해수욕을 즐기고 밤에는 곧장 낚싯대를 담글 수 있어 가족들과 함께 낭만 어린 휴가의 하루를 보낼 수가 있다.
올 시즌 바캉스 낚시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종전에 해변 낚시터 다음으로 자연 저수지·세번째가 대형 호수 순위였는데 강변 또는 계류 코스가 제2의 인기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자가용이 늘어나면서 상류 쪽의 호젓한 강변이 최상의 야영지로 꼽히고 물놀이와 낚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이 낚시 가족들을 유혹하는 점이다.
여기에다 평소에 자주 할 수 없었던 견지 낚시와 루어 낚시를 맛볼 수 있는 점도 강변 피서지로 몰리는 주요 이유다.
올 시즌 서울 인근 지역의 인기 있는 강변 바캉스 낚시터를 몇 군데 추려보면 청평호 상류의 사룡리-송사리, 홍천강 일대 인제 내린천의 피아시 토현리, 가평리 청평리·현리, 북한강에선 강촌·백양리·문호리-수입리, 남한강은 가곡·영춘·왕터 여울목, 금강은 심처-명천리 등과 영월의 동강 상류 어라연도 수년 전부터 가족 야영객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캥평호 상류로부터 홍천강으로 이어지는 바캉스 코스는 올해 최고의 가족낚시터로 꼽히고 있다.
청평호의 향어와 잉어낚도 일품이려니와 홍천강은 좁은 강폭임에도 물이 많고 곱게 다듬어진 백사장이 곳곳에 널려 있는 데다 기암 절벽마저 우뚝우뚝 솟아 있어 바캉스 낚시터로 최적지다. 그중 모곡에서 팔봉지까지의 15km에 이르는 홍천강 줄기는 견지·루어·대 낚시터가 곳곳에 널려있고 가족 동반의 물놀이도 즐길 수 있어 온 가족이 피서 낚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홍천강 유역에서도 모곡 지역은 쏘가리·모래무지가, 반곡교 상류 지역은 꺽지와 쏘가리가 잘 오르며 팔봉산 계곡은 괴리·끄리·꺽지·모래무지가 잘 물린다.
서울에서의 교통편은 상봉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모곡이나 청평까지 직행버스가 운행되며 낚시점은 아리랑 낚시 ((0356) (84)1977)·청평 낚시 ((0356) (84)1982)·설악 낚시 (0356) (84)7769) 등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바캉스 낚시의 대종은 단연 해수욕장이다.
동해안에서는 강릉·주문진을 주축으로 올해는 동해 중부쪽의 망상·옥계·장호·호산·몽평·대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해의 대표적인 바캉스 낚시터로는 무창포와 학암포로 각각 보구치와 우럭 낚시가 좋고 안면도 일대의 창리·간월도와 전북의 변산반도, 대천 부근이 배낚시 포구로 정평이 나 있다.
남해는 거제의 구조라, 해금강.통 영의 비진도·거문도·매물도·송호리·외나로도·신지도 등 섬마을이 가족낚시 해변으로 소문 나 있고 여수의 방죽포. 해수욕장은 교통이 편리해서 낚시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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